캄보디아 결혼이주여성 네이준의 추석맞이
캄보디아 결혼이주여성 네이준의 추석맞이
  • 김성봉 기자
  • 승인 2018.09.2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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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용실을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지만 기술이 좋다고 소문이 나 제법 단골도 늘고 행복합니다.”

 캄보디아에서 지난 2006년 진안 마령면으로 시집온 한예슬(네이준·34세)씨가 올 3월 진안경찰서 옆에 자신의 샵 ‘아름다움 美’ 에서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웃는다.

 두 번만인 지난 2016년에 미용자격증을 획득한 예슬씨는 한국의 생활력이 강한 억척스런 아줌마와 똑같다.

 건축일을 하는 신랑 유재길(49세)와 초등 5학년인 큰아들 현종, 둘째 2학년 원종,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딸 나래(7세)와 시어머니를 모시고 매일 오전 9시 미용실 문을 열고 8시 넘어 퇴근하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고 한다.

 한씨는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고 또 실패하면 한번 더 도전해 결국은 성공을 쟁취해야 한다”며 “미용자격증 취득때 일을 상기하며 이같은 도전 정신이 한국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서툰 한국어로 미용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 해 합격증을 손에 쥔 억척으로 다른 이주 결혼 여성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주위 지인들의 평이다.

 다른 이주 결혼여성들이 한국에서 언어 문제에 적응하지 못해 단순 식당일 등에 많이 종사하고 있지만 예슬씨는 캄보디아에서도 미용일을 한 관계로 전문적인 기술을 가져야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억척스레 한국말을 익혀 운전 면허증도 취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력이 3남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 “큰아들 현종이는 학교에서 수학, 영어, 과학에 1등을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아이들이 좀더 열심히 공부해 좋은 직업을 갖는게 엄마의 바람이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공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씨는 효녀 며느리로 4년전 89세에 폐암으로 사망하기까지 시아버지를 모시고 수개월간 전주 큰 병원까지 직접 운전해 간병 한 일은 주변 이웃들에게는 요즘 한국에서도 보기드문 며느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약간의 치매가 있는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시고 조석으로 식사준비도 소홀하지 않는다고 진안군 다문화센터 유선옥 국장은 칭찬이 자자하다.

 올 6월 캄보디아에 사는 아버지가 갑작스런 사망으로 신랑 유씨와 함께 장례를 무사히 치루고 왔다고 밝힌 한예슬씨는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탈 없이 행복하게 생활하고 미용기술을 더 갈고 닦아 큰 대회에서 입상, 진안에서 유명한 미용실로 키우는 게 앞으로의 소원이라”며 “다가오는 추석에는 지금껏 만들어 보지 않은 송편도 빚어 볼 요량이라”고 밝혔다.

 진안=김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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