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상대로 수십억 사기행각 벌인 일당
농협 상대로 수십억 사기행각 벌인 일당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9.19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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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완산경찰서 경찰관들이 19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전북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농협 조곡 매매대금을 가로챈 일당의 조곡 매매계약서, 이체내역 등 관련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전주완산경찰서 경찰관들이 19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전북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농협 조곡 매매대금을 가로챈 일당의 조곡 매매계약서, 이체내역 등 관련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조곡(도정 전 쌀)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협들을 상대로 수십억원의 사기행각을 벌인 양곡유통업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완산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양곡유통업체 대표 권모(57)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주도한 김모(48) 씨의 행적을 쫓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또 해당 양곡유통업체 직원 A(48·여)씨 등 2명과 이들의 범행을 도운 농협 직원 B(48)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 인천의 한 지역농협에서 20억5천만원 상당의 조곡 200만㎏을 출하 받아 판매한 대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다른 업체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해 20억 상당의 채무를 전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채무 전가를 위해 이들은 지난해 5월 사업자금이 필요한 전남의 한 식품업체 대표 C(38)씨에게 접근, ‘사업자금을 융통해주겠다’고 속여 30억원 상당의 공장 건물 등 부동산을 담보로 잡히게 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지역 농협 직원 B(48)씨를 꼬드겨 근저당권설정 계약서를 위조하게 하는 등 치밀한 범죄 행각을 보였다.

 앞서 지난해 4월에도 충남의 한 지역농협으로부터 8억4천만원 상당의 조곡을 받고 판매 금액을 가로채기도 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농민들로부터 수매한 조곡을 다시 처분해야 하는 지역 농협의 고충을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에 종사했던 김씨는 이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농협으로부터 출하 받은 조곡을 시세의 60% 수준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행각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들은 고가 외제 차를 타고 리조트에 투자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반면 조곡을 출하한 해당 농협과 C씨 등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경찰은 농협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해 조곡 매매계약서와 통장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해 이들의 범행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해에 수매된 쌀을 신속하게 소진해야 하는 농협의 고충을 이용한 범죄다”면서 “이들의 범행 수법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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