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뽑는 제도를 바꿔야 하는 이유
국회의원 뽑는 제도를 바꿔야 하는 이유
  • 정동영
  • 승인 2018.09.19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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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혁명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정부도 바뀌고 남북관계도 바뀌었는데 국회는 그대로다. 이제 국회를 바꾸어야 한다. 그러려면 선거제도, 바로 ‘국회의원 뽑는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현재의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제헌국회 이래 70년째 그대로 승자독식 제도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70년쯤 됐으면 고쳐야 한다. 지금의 국회는 국민의 온전한 대표기관이 아니라, 일부의 국민들만을 대표하는 반쪽짜리다. 현재의 승자독식 선거제도가 가진 폐해가 너무 크다. 이걸 바꾸지 못하면 정치는 늘 힘 있고 돈 많고 운 좋은 사람들이 득세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대통령 뽑는 제도를 바꿔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대통령 직선제로 박정희·전두환 체제를 청산했다. 이제 국회의원 뽑는 제도를 바꿔서 국민주권을 제대로 실현하고, 국회를 ‘먹고사는 문제 해결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담아내야 한다. 비정규직, 청년실업자, 자영자, 중소기업, 농민의 대표들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 농민이 농민당으로, 청년이 청년당으로, 소상공인이 소상공인당으로 국회에 진출할 때 정치가 비로소 ‘먹고사는 문제 해결’의 장이 될 수 있다.

 둘째, 지금의 승자독식 양당제도는 민심을 온전히 대표할 수 없다. 5천만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두 정당이 대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다당제 민주주의 시대, 합의제 민주주의 시대다. 국회는 사회적 갈등을 녹이는 용광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대립과 분열의 정치가 막을 내리고, 민생과 가치를 놓고 정당들이 경쟁하는 생산적 정치에 충실할 수 있다.

 셋째, 투표결과가 의석수로 비례해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왜곡이 나타난다. 주권자가 행사한 표만큼 국회의원 숫자를 할당해야 한다. 비례성을 높이는 것은 민심의 왜곡을 막고, 표의 등가성을 확립하여 소수 의견과 다양성을 보호받게 한다. 1인 1표의 주권은 평등하다. 모든 주권자의 표는 평등하게 국회에서 대표되어야 한다.

 넷째,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에서 사표는 52%나 된다. 지역구 의원 당선자의 평균 득표율은 48%이다. 내가 찍은 사람이 내가 지지한 정당이 국회에서 나를 위해 일하지 못한다. 투표 효능감은 줄고 실망감만 늘고 있다. 투표참여를 포함하여 국민의 정치참여를 높여야 민주주의가 진일보한다.

 국회의원 뽑는 제도를 바꿔야 할 이유를 나누어 설명했지만, 대표성과 비례성이 그 핵심이다. 투표 민심이 왜곡 없이 의석에 반영되도록 비례성을 높이는 것,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도록 대표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용광로 국회, 비빔밥 국회, 무지개 국회로 가야 한다.

 투표한 만큼 ‘민심 그대로’ 국회 의석을 갖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확실한 답이다. 투표와 의석의 불비례, 높은 사표율, 거대정당의 과다대표와 군소정당의 과소대표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제도이다. 이는 계층, 세대 그리고 가치를 중심으로 경쟁하는 다당제 기반 합의제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올해 안에 선거제도 개혁 완수하여야 한다. 낡은 제도에 의해 과분한 혜택을 입고 있는 거대 양당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민주평화당은 정치혁명의 출발이 될 ‘국회의원 뽑는 제도’를 바꾸는 데 기관차를 자임한다. ‘민심을 왜곡하는 승자독식 구조를 뜯어고쳐라’는 국민적 요구를 받들어 국민과 기꺼이 ‘공동행동’할 것이다.

 정동영<민주평화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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