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전장(電裝)산업 육성의 당위성
전북의 전장(電裝)산업 육성의 당위성
  • 이성수
  • 승인 2018.09.16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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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에서 전기장치부품, 즉 전장부품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전문기관(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서는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1970년 5%에서 2010년 35%, 2020년 50%로 10배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운전자가 차 가까이 가면 스마트키가 작동하여 도어를 열 수 있다. 또 차량에 오르면 시트가 탑승한 운전자의 체형에 맞도록 전동으로 조절된다. 시동은 버튼으로 이루어지고 엔진 대신 전기 모터로 차가 구동된다. 에어백은 사고 시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작동하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람이나 자전거, 차량을 감지해 순간적으로 정지하게끔 별도 세이프티 장치가 있다. 잠깐 졸음운전에도 경고를 보내고 동시에 차가 알아서 차선유지와 속도가감으로 안전을 확보한다. 

 전장부품은 어떤 이유로 확대되고 사업화가 이루어질까? 우선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의무 장착된다. 주로 안전부품이 해당하는데, 예를 들면 차량이 차선을 벗어났을 때 본래의 주행 차로로 복귀하도록 하는 차선유지 보조시스템(LKAS) 등이 해당된다. 또 다른 이유는 사용자의 편의이다. 네비게이션, 하이패스 단말기, 차량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자동차 앞 유리에 표시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은 편의성 향상을 위한 전장부품이다. 물론 이들 부품은 안전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그 동안 전북의 자동차산업은 완성차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완성차 생산량에 따라 부품업체의 부침이 있었다. 이런 구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던 과정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맞이했다. 이제 전북 자동차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고도화해야 한다는 당면과제 앞에서 전장산업의 확대라는 미래를 활용해야 할 당위성을 찾게 된다.  

 그러면 전장부품에 대한 전북의 강점은 무얼까? 우선 특화된 분야와 수요다. 전국 94%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용차, 국내 유일의 클러스터가 구축된 농업기계, 스마트 건설기계 등 승용차와 차별화되는 산업이 전북의 강점이다. 개발기술의 상호 적용이 용이하다. 따라서 수요산업의 총량이 충분할 뿐 아니라 새만금과 연계한 확장 가능성도 뛰어나다. 

  다음으로 우수한 연구인프라다. 필자가 근무하는 기술원에는 전장부품을 차량이나 부품 단위로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가 있다. 실차단위 주행을 하면서 기능과 법규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는 새만금주행시험장(SMPG)도 조만간 준공된다. 전자부품연구원 전장센터와 TP 이차전지연구센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센터 등 핵심연구센터도 있다. ‘연구기관 연계 개방형 혁신 연구(Open-Lab)’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전장관련 투자를 하고자 하는 기업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IT엔지니어링, 나노스는 전기차 생산공장의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버스를 양산하고 있고, 소형트럭과 버스 등의 전기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몇몇 특장기업에서는 전기구동형 특장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책의지이다. 전북도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열고자 ‘미래상용차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새만금과 2023 세계잼버리대회와 연계한 대형 국책사업으로 기획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 있는데 내년에 선도 사업으로 ‘친환경 고기능 상용특장부품사업’과 ‘전기전장산업 생태계구축사업’이 우선 착수되면 관련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진다. 

  아쉬운 점은 최종 차량단위에서의 전장화는 진행되고 있으나, 부품단위에서는 일부 중소기업 외에 대표기업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관련 대기업의 유치와 함께 기존 중소기업의 체계적인 육성이 절실하다. 전기차에는 기존 엔진차량에 들어가지 않는 모터, 인버터, 고전압 와이어링 하네스, 제어기 등 신규 부품이 소요된다. 자율차는 각종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와 통신장치가 필요하다. 이들 부품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과 선행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필요성과 당위성은 차고 넘치며, 수요와 강점도 따지고 보면 많다. 이제는 산학연관의 간절함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협업이다.

/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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