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와 운칠기삼
군산시와 운칠기삼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8.09.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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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칠기삼(運七技三).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칠 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삼 할이라는 뜻이다.

즉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일을 쉽게 이루기 어렵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런 측면에서 군산만큼 운이 좋은 도시도 없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근대역사박물관’ 일원에서 성대하게 개최된 군산의 대표축제인 시간여행축제.

 올해로 6회째를 맞은 ‘군산시간여행축제’는 근대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수탈의 역사 속 군산 사람들의 항거와 저항을 기억하고 현재와 미래 모습을 연출한 한편의 웅장한 서사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뭐니뭐니해도 어떤 행사든 성공하려면 날씨가 뒤를 받쳐야 했던가.

 나들이하기 적당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는 축제를 대성황으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결과만 보면 그렇다.

 그러나 그 과정은 반전의 극치였다.

  애초 축제 기간 비가 내린다는 날씨가 예보됐다.

이를 입증하듯 축제 당일 오후 하늘은 세찬 비라도 내릴 듯 잔뜩 흐렸고 개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는 빗방울마저 뿌렸다.

 우비와 우산이 준비되는 등 비 때문에 축제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천만다행으로 개막식 직전 비가 그쳤고 오히려 비가 갠 후 상큼한 공기는 관광객들의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이런 운은 지난달도 있었다.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제19호 태풍‘솔릭’이 군산을 비켜나갔다.

 꼭 이래서가 아녀도 군산시민 대다수는 군산이 웬만한 가뭄과 태풍으로는 피해를 입지 않는 등 기상(氣象)만큼은 군산편(?)이라고 자신한다.

호사가들이 우스갯 소리로 “군산이 인구 대비 교회가 많기로 세계 1위여서 그렇다”고 말해도 입방을 떤다며 힐난하지 않는다.

 군산과 운(運)은 비단 날씨만 아니다.

 고비를 슬기롭게 넘긴 군산의 역사가 그렇다.

 여러 사례가 있지만, 국내외 경제를 꽁꽁 얼게 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기업유치와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슬기롭게 넘어간 저력을 갖고 있다.

 근래 군산이 산업 초토화로 인한 상권 붕괴 등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관광이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런데도 여전히 많은 시민은 군산이 이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군산의 ‘운’을 굳게 믿고 있다.

혹자는 ‘운’이 막연한 요행수가 아니라 실력이라고 한다.

운이 좋다는 것은 운이 좋게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란 얘기다.

 역설하면 최근 벼랑에 몰린 군산 경제 회생을 위해 시민 모두가 한마음인데 ‘운’들 따르지 않겠는가.

 운과 시민의 화합이 어우러진 군산이야 말로 분명 희망이 넘치는 도시다.

가슴에 희망을 품고 군산 재건을 위헤 똘똘 뭉친 군산시민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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