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생명산업의 미래
농생명산업의 미래
  • 유강열
  • 승인 2018.09.1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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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완연한 가을이 되어 추석이 바로 코앞이다. 여름내 괴롭히던 폭염이 사라지고 새벽녘 쌀쌀함에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한다. 들녘에 고개 숙인 벼 이삭과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 감, 대추들이 풍성한 수확과 풍요로운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농업 중심지 전북은 폭염, 폭우와 태풍 등 자연의 시련들을 다행히도 잘 피하고 버텨내어 올해도 풍요로운 한가위를 기다리고 있다.

 오래전 우리지역 농업은 부의 상징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굶주림으로 대표되는 보릿고개 시절을 거쳐, 쌀 자급자족을 이루어 낸 시절, 이제는 비만과 당뇨 등의 성인병질환을 걱정하며 잡곡과 건강식으로 줄어든 쌀 소비를 걱정하며 편의식품이 소비트렌드가 되는 일련의 시대 변화가 불과 몇 십 년 사이의 빠른 변화로 다가온다. 우리는 식량이 풍족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들도 있다. 환경변화, 이상기후, 환경오염의 영향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식량이 무기가 될 가능성을 예측하는 미래학자들도 있다. 다양한 품종과 품목 다변화로 식량자원 생산을 잘 유지하고 생산량은 적절하게 조절해 나갈 필요가 생긴 것이다.

 모든 농산물들은 의·식·주와 밀접한 자원으로 활용되어 벼 등은 주요 식량자원이 되고, 목화는 의복으로, 인삼 등은 약용식물로 이용되며, 주목, 버드나무 등은 중요한 의약품의 원료로 이용되었다. 이러한 자원들의 효과적 활용을 위해 생명과학기술을 융합하여 고부가가치의 소재들로 개발해왔다. 이제는 농생명 산업으로 농산물의 양적, 질적인 조절과, 기능성을 강조한 고부가 제품으로 농산물 활용과 가치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원료 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농생명산업의 육성이 필요한 것이다. 전라북도가 ‘아시아 스마트농생명 밸리’를 목표로, 전주시가 대도시 중심의 안전한 먹거리와 순환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농생명 소재와 산업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농생명산업의 미래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농생명산업은 원료농산물과 식품에서부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의료농업 등의 융합산업으로 범위도 넓고 가치 차이도 크다. 단순히 인삼으로 판매할 것인지, 100~1000배의 가치가 되는 사포닌 의약품처럼 만들어 낼 것인가의 문제이며, 막대한 종자 로열티를 외국에 지불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받아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 물론 농생명산업 발전의 원동력은 연구개발 인프라와 전문 인력에 대한 꾸준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연구개발에 접목해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은 지속적으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왔던 것처럼, 농생명산업도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우리의 현실로, 미래로 되어 있을 것이다.

 노령화 시대에 농업 인구도 노령화가 심각해져 가까운 미래에는 농업인을 구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쟁기, 호미, 삽 등으로 농업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농생명 분야에서도 인공지능과 IoT와 융합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가전, 스마트도시처럼 스마트농자재, 스마트팜, 스마트농생명산업이 필요하다. 가까운 미래에는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에게 말 한마디로 농업생산이나 제품생산을 할 수 있는 스마트농장, 스마트공장 시대가 올 것이다. 자원 활용, 유통 방식도 점점 스마트해지고 다양화될 것이다. 대량생산만이 목표가 아닌, 농촌의 삶의 질 향상과, 편리하고 안전하게 우수한 농산물이나 제품을 생산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젊은이들도 돌아오는 부자 농촌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것이 바로 스마트 농생명 산업의 개발 방향이 될 것이다. 또한 기후, 자원, 인적, 기술 등의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여 미래의 농생명산업이 필요할 것이다.

 획일화된 형태가 아닌 다양함으로, 토종 품종이나 전통농업 방식 그대로나 친환경 등의 프리미엄 전통생산 방식, 편리함이 개선된 스마트생산 방식, 대량생산에 초점을 맞춘 기업형 농업과 스마트 생산방식 등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소비자층의 다양한 시장들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다양한 환경과 시대변화에 대응하여 미래 세대를 위한 농생명산업은 품목과 생산도 다양화되고 생산도 스마트해져야 한다. 농생명산업의 미래는 미리 준비하는 자가 바로 주인이 될 것이다.

 유강열<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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