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의 일자리 엔진이 6개월째 멈춰 섰다. 고용 상황이 좀체 풀리지 않으면서 일자리 사라져 실업자가 매달 6천명이상 쏟아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40대 이하 연령층의 취업자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청년실업률은 10%로 치솟고, 실업자는 늘어나 고용지표가 IMF(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전북지역 고용지표도 최악을 면치 못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반년째 뒷걸음치고 있다. 도내 실업자 수는 전년대비 지난 3월부터 매달 6,000~1만5,000명씩 감소해 실업률은 악화되고, 고용률(15세 이상 생산 가능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60%대를 밑돌아 청년 실업자들의 아우성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우리 나라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1월 1만 명 줄어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취업자 수가 15만8,000명 줄어 1991년 12월(-25만9,000명)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30대 취업자는 7만8,000명 줄었다.
전북지역 고용지표의 경우 전국 상황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이다. 전북 고용률은 58.4%로 전년동월 대비 0.4%p 하락했다. 취업자는 91만6,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7천명이 줄었고, 전월(92만7,000명) 대비 무려 1만1,000명이 감소했다.
도내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전기·운수·통신·금융업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올 8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1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000명이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대우 군산공장이 잇단 폐쇄에 따른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가 거의 대부분인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분야의 취업도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이 분야의 올 8월 취업자 수는 14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만4,000명이 줄었고, 전월과 비교해서도 1만1,000명이 감소했다.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자동차·조선업 폐쇄가 이어지면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등 연관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광공업(-5,000명), 사업 및 공공서비스업(-1,000명) 등도 각각 감소한 반면, 농림어업(1만2,000명)과 건설업(9,000명)의 취업자만 증가했다.
고용·취업지표가 계속 악화 됨에 따라 실업자는 당분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 8월 실업자는 2만5,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4천명(19.4%)이 증가했다. 남자는 1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천명(86.2%)이 늘은 반면, 여자는 8천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4천명(-29.4%)이 줄었다. 실업률은 2.6%로 전년동월 대비 0.4%p가 올라갔다.
전주 A제조업체 대표는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창고에 쌓인 재고량을 생각하면 신규 고용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푸념했다.
김장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