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자전거 보관소 CCTV는 가짜?
고속버스 자전거 보관소 CCTV는 가짜?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9.09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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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속버스터미널 자전거 보관소에 모형으로 된 CCTV가 설치돼 있다.최광복 기자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자전거 보관소에 모형으로 된 CCTV가 설치돼 있다.최광복 기자

 

 박모(28·서신동)씨는 지난 8월 초 고속버스터미널 자전거 보관소에 자신의 전동자전거를 세워두고 서울을 다녀왔다. 일을 보고 내려온 그는 자전거 보관소를 다시 찾았지만 멀쩡한 모습이 아닌 앞·뒷바퀴가 부서진 채 훼손된 자신의 자전거를 볼 수 있었다. 그는 현장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뒤 경찰과 터미널 관계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다소 황당한 대답만이 돌아왔다. 현장에 설치된 CCTV는 ‘모형’이었고 이에 자전거를 부순 범인도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는 “CCTV가 있기에 당연히 범인을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면서 “무늬뿐인 자전거 보관소에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자전거 보관소가 허울뿐인 보관소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CCTV도 제대로 부착되지 않는 등 안전한 보관을 위한 보관소가 제 기능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7일 오전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오전에도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터미널을 이용하는 모습이다. 이어 터미널 하차 구간 인근에 마련된 자전거 보관소에서는 이미 수십여대의 자전거가 세워진 상태다. 터미널 자전거 보관소를 이용하던 시민 A(31)씨는“CCTV가 설치된 자전거 보관소인 만큼 자전거를 안전하게 맡겨두고 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CCTV가 모형인 사실을 말하자 놀란 A씨는 “당연히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CCTV인줄 알았다”면서 “수천명이 이용하는 고속터미널에 왜 모형을 설치했는 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고속버스 자전거 보관소를 찾은 복수의 시민에게 물어본 결과 대부분 CCTV가 모형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에 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는 보관소에 설치된 CCTV는 단지 범행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터미널 관계자는 “모형 CCTV 설치는 혹시나 있을 범행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고 그동안 보관소에서 발생한 도난·파손 신고도 적어 설치 명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어 향후 설치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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