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팜에서 동심과 농업의 가치는 커진다
스쿨팜에서 동심과 농업의 가치는 커진다
  • 유재도
  • 승인 2018.09.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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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8월은 역대급 폭염과 집중폭우 등의 이상기온 현상으로 대한민국 모두 힘든 여름을 맞이하였다. 농업인들은 장기간 지속한 폭염으로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애써 키운 가축이 폐사되는 아픔을 겪는 등 피해극복을 위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농업인에게 따뜻한 관심과 위로가 필요하다.

 일부 독자께서는 스쿨팜(SchoolFarm)이란 용어를 들어 보지 못했을 것이다. 스쿨팜이란 학교(School)와 농장(Farm)의 합성어로 학교 내에 농작물 재배 공간을 조성하여 학생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오감만족 체험 프로그램이다.

 전라북도·전북교육청·3개시(전주, 군산, 익산)·전북농협 등 6개 기관이 협력하여 40개 초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봄에는 방울토마토 등 10개 채소와 벼를 직접 심고 관리도 한다. 가을에는 무, 배추 등 김장채소를 직접 재배한다. 또한 수확한 농작물로 샌드위치, 야채 불고기, 김장, 가래떡 등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농업의 가치를 직접 배우는 체험학습이다.

 농업과 농촌은 국민 먹거리 생산과 아름다운 생태경관을 유지하는 우리 사회의 근간으로 학교 내 텃밭을 활용한 각종 체험은 활동과 놀이가 함께 이루어지는 기회로 도내 초등학생들이 생명과 협동의 가치를 배우며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과 농업의 가치를 깨우치고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스쿨팜 체험을 하며 직접 쓴 식물 관찰 일지 일부분이다 “오늘 관찰하러 갔는데 지난번보다 벼 길이가 더 작아졌다. 선생님이 알려주셨는데 쌀이 많아져서 무거워서 벼가 고개를 숙인 거라 하셨다. 그리고 배추는 엄청 커져서 장미 모양처럼 보였다.”

 실제로 2017년도 전북농협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정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전라북도 스쿨팜 사업은 농업에 대한 고마운 정도는 93.1%로 답변하는 등 도시농업을 통한 농촌 이미지 제고에 많은 기여를 했다. 더 나아가 채소음식 기피 학생 중 39%가 채소를 먹게 되었다고 응답하는 등 어린이 식생활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집계되었다.

 우리 농업은 국민의 생명창고이며 식량안보, 농촌경관 및 환경보전, 수자원 확보와 홍수방지, 지역사회 유지, 전통문화 계승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공익적 가치가 있다. 최근에는 식품 안전, 쾌적한 휴식 공간 제공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업의 공간적 가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도시민의 62.1%가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 10명 중 8명은 농업과 농촌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근간이라는 데 공감했다. 또한, 우리 농업의 경제적 가치를 약 200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작물을 재배해 보지 못한 어린이는 성장해서도 시를 쓰지 못한다.”라고 말한 교육관계자의 말이 생각난다. 아이들이 농작물의 성장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긍정의 효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농업의 가치를 습득할 수 있는 스쿨팜은 비단 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교육이 아니다. 고향이나 가까운 농촌마을에서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때 더 효과가 클 것이다. 어른들은 유년 시절의 추억을, 아이들은 자연의 소중함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유재도<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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