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는 “폭염이 끝나 이제 좀 장사를 하나 싶더니 채소 값이 너무 올라 시금치는 메뉴에서 아예 빼버렸다”며 “상추, 깻잎을 더 요구하는 손님들을 보면 대신 고기를 더 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푸념했다.
#주부 B씨(47·전주시 금암동)는 반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마트에 들렸다가 깜짝 놀랐다. 무 1개에 2,800원이 넘고 배추 1포기에 3,000원을 육박하는 것을 보고 장바구니에 담는 것을 포기한 채 가공식품 코너로 발길을 돌렸다.
B씨는 “오랫만에 포기 김치와 깍두기를 담그려 했는데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재료로 쓰이는 오이, 파, 부추, 고춧가루 등 재료 값도 너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추석을 앞두고 서민가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04(2015년=100)로 전월 대비 0.4%,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각각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구에서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로 기준년도는 2015년이다.
품목성질별지수를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월대비 7.3%, 전년동월 대비 4.1% 뛰었고, 공업제품은 전월대비 0.2%, 전년동월 대비 2.5%가, 서비스 부문은 전월대비 0.1%, 전년동월 대비 0.7%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물가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무의 경우 전달과 비교해 무려 73.1%가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부추 65.2%, 시금치 63.3%, 배추 60.5%, 호박 39.1%, 깻잎 38.1%, 파 35.6%, 상추 31.0%, 풋고추 24.4%가 올랐다.
이처럼 채소류의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다 추석을 앞두고 각종 물가도 들썩일 것으로 보여 관계기관의 물가안정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출목적별로는 전년 동월대비 교통 5.6%, 식료품·비주류 음료 3.4%, 가정용품·가사서비스 2.3%, 의류·신발 1.2%, 교육 1.1% 부문 등은 상승했다.
반면 폭염으로 인한 전기세 감면으로 주택,수도,전기·연료 부문의 지출은 1.2% 하락했고, 통신(-1.6%), 보건(-0.9%) 부문도 내려갔다.
김장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