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벽문화관, 대한민국 명품 전통혼례의 메카
전주한벽문화관, 대한민국 명품 전통혼례의 메카
  • 성영근
  • 승인 2018.09.0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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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비혼현상 속에서도 전통혼례는 의미 있는 예식으로 각광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가 5.2건으로 1970년 관련 통계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경제한파, 청년실업, 집값 상승 등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단념하는 소위 ’N포세대(결혼, 출산을 비롯하여 포기할게 너무도 많은 세대를 일컫는 말)’가 급격히 늘면서 나타난 결과일 것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7년도 전체 혼인 건수는 26만4,500건으로, 2016년 대비 6.1% 감소했다고 한다. 이 같은 혼인 건수는 1991년 41만7,000건, 2010년 32만6,000건 등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라북도 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91년 1만7,600건에서 2010년 1만500건에 이어 작년에는 7,817건으로 전국 하위권(제주, 세종 포함 하위7위)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평균 혼인 소요 비용은 약4,590만원으로 집계되었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유명 연예인들이 선보인 스몰웨딩을 반겼으나 근본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회풍토, 환경 속에서도 우리의 아름다운 멋이 깃든 전통혼례는 다국적 결혼풍토, 한류문화의 확산, 의미 있고 저렴한 예식 선호현상 등에 맞물려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더구나 전통문화의 도시 전주,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한 전주한벽문화관의 전통혼례식이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전통혼례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공공기관·시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은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한국의 집’과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전주한벽문화관이 유일하다. 요건을 확장하여 살펴보더라도 제대로 예를 갖춰 하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 고장 전주에 있는 전주한벽문화관 전통예식는 더욱 특별하다. 전주한벽문화관은 2002년 개관 이래 지속적으로 전통혼례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약1,000여 쌍의 부부를 탄생시켰다. 비록 혼례 건수가 줄긴 했지만 올해도 33쌍의 예식을 진행하는 명실상부 전통혼례의 메카인 셈이다.

 전주한벽문화관을 간략히 소개하면, 전주의 랜드마크인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복합문화시설로 전주 한옥마을 부흥에 발맞춰 2002년에 개관하였다. 전통혼례를 비롯하여 전통문화체험, 각종 문화공연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통혼례의 경우 조선시대 전통가옥을 재현한 ‘전통혼례청 화명원’을 배경으로 야외마당(혼례마당)에서 전통혼례식을 진행하고 있다.

 수십 년간 전주한벽문화관이 전통혼례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통혼례에 대한 여러 선입견에 연연하지 않고 올곧이 우리나라의 전통을 아름답게 지키고자 노력한 결과이며, 다양한 문헌과 고증, 전주가 가진 역사적 자양분들이 꽃피워낸 결과물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대흐름에 맞춰 식 진행을 원활하게 꾸려나가고, 진정 대한민국 명품혼례식을 추구하고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속적으로 전통혼례를 찾는 수요를 만들어 냈고, 우리 전통문화가 가지고 있는 기품과 매력, 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부에 대한 엄숙한 맹세는 찍어내기 식 서양 예식과는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지점이다.

 과거 우리네 혼롓날은 동네의 큰 잔치였다. 집안 간의 관계 맺음이었고 이웃 동네와의 관계맺음이었다. 전주한벽문화관의 예식은 식에 앞서 큰 풍악을 울린다. 앞놀이가 그 것. 풍물패가 식에 앞서 신나게 잔칫날임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다. 또한 전 예식의 과정에 필요한 배경음악을 삼현육각 연주단의 라이브로 현장의 생동감을 배가시킨다. 그리고 예식의 대미를 장식하는 축가는 전주의 소리, 판소리로 그 흥을 더해 예식의 풍성함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전통가옥, 화명원 안에서 시부모와 어른들과 함께 신부에게 대추와 밤을 던져 주며 아들, 딸 많이 낳고 복되게 살라고 기원해주는 폐백으로 예식이 마무리 된다. 이처럼 일반 예식보다 더 화려하고 풍성한 연출을 통한 전주한벽문화관의 전통혼례에 대한 만족도는 100퍼센트에 이른다.

 전주한벽문화관 전통혼례의 백미는 가마 탄 신부의 입장이다. 이 가마는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60호 색지장(색지공예) 김혜미자 선생이 한땀한땀 가마에 아름다운 색지를 입혀 완성한 것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 가마에 탄 신부가 내릴 때면 절로 청중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온다.

 가장 한국적인 우리 문화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하루를 가장 아름답고 품격 있게 완성할 수 있다는 의식이 모든 세대에게 확산되어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통해 전통혼례를 찾는 인구가 늘어가길 희망해본다. 서양 예식으로 만연한 사회 분위기를 벗어나 격식 있고 의미 있는 예식을 꿈꾼다면 한국 전통혼례를 고려해보면 어떨까.

 

성영근 / 전주한벽문화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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