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다도 교육
일본다도 교육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9.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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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36>
 인간의 뇌에대한 연구가 계속되면서 우리의 마음도 뇌의 작용이며, 마음은 추상이 아니라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인 작용이라는 실험 결과를 과학자들이 밝히고 있다. 마음이라는 철학적 사유가 뇌의 작용이라는 융합의 시대, 마음은 결국 기억 속에서 인지된다는 것이다. 기억은 뇌의 신경세포의 특정 시냅스 간의 전기 화학작용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시냅스가 커질수록 기억이 강렬하여 오래 간다. 충격이나 나쁜 기억이 좋은 기억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이유가 된다.

  일본은 우리에게 나쁜 기억 속의 국가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향연 속에 항상 발목을 잡는 기억이 되기도 하며, 우리의 삶에도 항상 나쁜 기억 언저리에 있다. 세계인들은 다도하면 일본을 종주국으로 여길 만큼 다도는 일본의 것으로 이미지화 되어있다. 하지만 소유보다는 정체성 문제에 가까운 다도, 일본다도는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왔는지 살펴보자.

  일본은 1919년 3?1 운동 직후 문화통치를 통한 회유정책을 펼친다. 교육에서부터 일본의 영향력을 확대해갔다. 1931년 이후 이념통치를 통한 황국신민화 정책을 순차적으로 실시한다. 일본 생활문화를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대시켜 나갔다. 일본다도 역시 그들의 문화통치 수단이었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찻집, 관공서, 여관 등에서는 차와 과자가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조선 여성들에게도 일본다도 교육을 실시하는 등 일본의 생활문화를 전반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당시 조선의 방 구조와 의복 등이 일본과 차이가 있어 일본다도 교육에 어려움이 있었다. 조선 여성이 일본다도를 잘 습득 할 수 있도록 보급하는 과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아래 내용은 조선국민 총력연맹의 하마구찌(賓口食光)가 조선의 생활에 일본다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다도의 규칙을 조선의 생활에 맞게 진행시키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조선의 집에는 서화나 꽃을 장식하는 방 모퉁이의 높은 공간이나 다다미가 없다. 둘째는 의복에 찻그릇의 먼지를 털거나 찻잔을 받치는 수건을 넣을 수도 없다. 다도는 오늘날의 단순한 끽다법(喫茶法)만이 아니다. 종합적인 생활의 기준을 제시하므로 조선에도 필요하다. 여학교의 일반교과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 오늘날 조선에서도 다도가 요구되고 있다. 다도에 입문한 조선 사람들은 빛을 발하듯이 기뻐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인들은 일본 다도를 보급하기 위해 다구와 다실에 대해 고민한다. 또한 일본다도를 경험하게 된 조선여성들이 일본다도의 규칙을 잘 지킬 것이라고 말한다. 조선사편수회에 있던 이나바(稻葉岩吉) 박사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일본의 다도를 조선에 옮긴다는 것이 가능할지, 일본인과의 빈번한 교류에 따라 늦게나마 유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그렇게 되길 염원하는 바이다.” 라고 일본다도의 보급을 주장하였다.

 

  이들은 일본다도가 조선여성들에게 익숙해지고 확산되길 기대하였고, 그 방법으로 여학교에서도 일본다도 교육을 실시했다. 1930년 이화여자 고등보통학교를 시작으로 1941년 이후 거의 모든 여자고등보통학교에는 다도 교육과 관련된 항목이 들어간다. 조선여성과 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다도 교육은 사회융합에 목적을 둔 통치수단으로 활용하였다.

  규칙과 기억을 어느 민족보다 잘 이용하는 일본인들에게 다도와 일본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기억은 성공한 듯하다. 이렇게 소통된 일본다도는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는 다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조금은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준 기억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한국다도에 대한 정체성을 다시 한번 더 깊게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 글 = 이창숙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은 격주 월요일자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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