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형생활문화협의회 활동 주목
전주형생활문화협의회 활동 주목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8.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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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기획]현장에서 문화분권의 실마리를 찾다<1>

 생활문화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문화 정책 중 하나다. 정부는 ‘지역과 일상에서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를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생활문화 정책 추진을 통한 국민의 기본권으로서의 문화적 권리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방향 설정에는 국민의 일상적 삶의 터전이 바로 지역이며,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휴식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하는 시민의 바람이 크게 작용했고 볼 수 있다.

 현재의 문화정책 패러다임은 기존 ‘문화향유 확대’ 중심에서 ‘문화참여 활성화’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흐름이고, 대세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일을 생활문화라고 정의한다면, 전북의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전주의 텃밭은 일정부분 일궈놓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은 출범 10주년이었던 지난 2016년에 생활문화팀을 신설하고 다양한 주민의 문화적 수요와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먼저, 2015년에 일부 사고가 있어 표류했던 전주시 생활문화예술동호회 사업을 이관받아 다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재단에 가입한 동호회 가입 숫자가 2015년 138개 단체, 1천974명에서 올해 7월 기준으로 251개 단체, 3천398명으로 증가하는 결실을 거뒀다.

 전주시 동산동에 문을 연 전주공연예술연습공간의 인기도 해를 거듭할 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사업 초기만해도 전문 공연예술단체에만 개방했지만, 시민과 동호회에까지 확대하면서 가동률은 110%를 상회하고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관이 971회 이뤄져 2만2,149명이 이용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800회 대관에 1만4천141명이 공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2013년 전주 구도심 한복판에 문을 열었던 전주시민놀이터는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24시간 개방돼 운영 중인 이 공간에는 비싼 가격의 연습공간을 꿈도 꾸지 못할 청소년부터 청년예술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들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다. 7월말 현재 가입회원수가 개인 257명, 단체 544팀에 이르고, 공간 가동율은 54.63%로 전주시민의 대표적인 생활문화예술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변재선 전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 팀장은 “시민이 문화를 향유하는 일은 결국은 지역이 갖게되는 삶의 질에 대한 문제인데, 아직까지도 이러한 동호회의 활동을 개인의 문제 혹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고, 일각에서는 동호회의 지원을 수혜의 개념으로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면서 “문화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관점의 변화와 우리 스스로 즐겁자는 것임을 깨닫는 것이 문화격차를 해소해가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의 적극적인 활동 지원과 운영 속에서도 물론 아쉬움이 남는다. 생활문화를 통해 문화분권을 완성해나가기 위해서는 예산도 예산이지만 제도의 정착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전주시에는 생활문화를 진흥하기 위한 조례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주형생활문화협의회(위원장 최기춘)의 활동이 주목되고 있다.

 협의회는 전주시 5개 문화의집, 청소년문화의집, 지역아동센터연합회, 시립도서관, 작은도서관 등 16개 단체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단체와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단체들까지 포함하면 200여 곳으로 확장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자원들의 파이는 훨씬 더 넓다.

 지난 5월에 위촉돼 매달 세 번째 수요일에 만남을 지속해 오고 있는 협의회는 전주형 생활문화의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생활문화 법과 조례, 협의회의 기능과 역할, 기획사업 등에 대한 논의와 광주광역시 북구문화의집 등 선진사례탐색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전주형 생활문화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단계다.

 이에 대해 장걸 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문화분권의 문제는 결국 자기결정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라고 볼 때,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탄탄한 구조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주시에 여러 기관과 단체들들이 협의회의 구조 속에서 그동안 소통을 방해했던 칸막이를 들어내 각 단체별로 부족한 공간이나 프로그램, 인력들에 대해서 공유하고 나누게 된다면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고민들을 풀어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최기춘 전주형생활문화협의회 위원장 인터뷰

“문화분권의 핵심은 생활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의 경우 생활문화와 관련돼 많은 자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잘 모델링하면 지역주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일이 어렵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생활문화의 자원들이 동네 곳곳에 세포처럼 퍼져야만 도시가 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28일 만난 삼천문화의집에서 만난 최기춘 전주형생활문화협의회 위원장은 “시민들이 마음껏 문화를 즐기고,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들이 가깝게 있다면 문화를 향유하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한 점에서 너무 오래되고 낡아 그동안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문화의집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임을 전망했다.

전주 권역 내에는 5개의 문화의집이 있는데, 이들 공간이 각각의 생활권역 중심에 포진돼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 방향만 잘 활용한다면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이를 테면, 최 위원장이 관장으로 일하고 있는 삼천문화의집에는 예술가모임이나 교육공동체모임 등과 네트워크가 형성돼 마주침공간에서 모임도 갖고, 활동도 하면서 자발적으로 문화를 즐기고, 만들어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각 동네마다 있는 주민센터나 유휴공간, 철학과 뜻이 맞는 상업시설 등까지도 연계한다면 일상에서 문화를 마주치고, 즐기는 일을 만들어가는 일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주형생활문화협의회가 만들어진 계기는 보다 큰 틀 속에서 필요한 네트워크를 형성해가는데 윤활유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다.

“아직은 우리 협의회가 임의단체로, 기관장들의 모임 정도이다 보니 여기에서 논의되는 아이디어들이 실무까지 제대로 흡수될 수 있을 수 있을지 아쉬운 점도 있어요. 하지만, 문화와 복지, 교육 등의 각 동네마다 잇는 거점 공간들이 생활문화의 개념과 활용방안을 서로 알아가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일부터 시작한다면 분권의 작은 움직임이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요?”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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