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책을 읽고 변화된 사람들
교도소에서 책을 읽고 변화된 사람들
  • 조석중
  • 승인 2018.08.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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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관련된 강연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기관이 교도소이다. 처음 이곳에 가서 수용자들에게 강의를 하게 되었던 것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강사로 파견 되면서 부터지만, 그 뒤로 계속 참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에 지면에 소개했던 인문학자 ‘얼 쇼리스’가 이야기했던 ‘정신적인 삶’에 대한 공감과 그로 인한 변화가 큰 곳이 교도소이기 때문이다.

 잠시 순간을 못 참아 하루가 멀다 하고 잔혹하고 끔찍한 범죄가 사회면을 장식한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내면이 황폐해져서 윤리의식이 마비되고, 약물에 의존하는 삶이 부쩍 늘었다. 꾸준히 오래 해서 얻어지는 것들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순간적이고 황금만능주의의 사고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 결과로 범죄는 갈수록 많아지고, 미결수용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국의 교도소는 과밀화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전국의 25개 교도소에서 책을 읽는 방법을 학습하고, 감상을 나누고, 글쓰기로 확장하는 독서활동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개인적으로 몇 년째 책을 들고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이유는 강한 확신과 함께 이 일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 읽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신적인 삶’에 대한 확신이다. 책을 읽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고, 한 줄의 텍스트가 내 생각의 씨앗이 되고, 그것들이 독서토론과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생각이 창조되고, 그것들이 삶에 영향을 미친다.

 작년에 만났던 한 수용자는 10여 년 넘게 복역하던 장기수였다.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있어야 한다. 독서활동 기간 중에 충실히 책을 읽었다. 특히 여행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마지막 소감 나눔 시간에는 “여행에도 동반자와 목적지가 중요한데, 과거의 삶에서 실수를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앞으로 출소하게 되면, 세계여행을 다니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겠다고 했다. 실제로 교도소에서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고, 변화된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소정의 활동비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교통비는 물론 고민 끝에 고르고 골라서 참여자들 전원에게 좋은 책 몇 권씩 선물도 해주고, 책을 잘 읽고 메모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노트, 필기구’등을 선물로 주다 보니 늘 부족하다. 하지만 다른 곳과 달리 교도소 독서활동은 제대로 실행이 되면 그 파급효과가 다른 곳과는 정말 다르게 나타나기에 최선을 다해서 활동에 임한다.

 교도소에서는 영치품으로 안경을 비롯한 도서가 접수 가능한 품목이다. 총 50권을 소유할 수 있는데 30권은 수용자가 보유할 수 있고, 20권은 영치할 수 있다. 교육용 학습도서는 총 소유 권수에서 제외되고 추가 보유가 가능하니 적지 않은 도서를 보유할 수 있다. 외부와의 접촉은 차단이 되어있는 특수한 공간이다 보니, 이곳에서 꼭 읽으면 좋은 책을 보면 더 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져서 책을 많이 선물하곤 한다.

 교도소에 추천하는 책 중 한 권이 <오직 독서뿐>(정민, 김영사)이다. 조선시대 최고 지식인들인 허균, 이익,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 등의 독서방법과 함께 이들이 한결같이 강조하고, 예외 없이 중요하게 이야기 한 독서의 방법에 대해서 유용하게 기술하고 있다.

 ‘사색과 깨달음’을 통해서 사람은 성장한다. 그런데 요즘에 어떤 이들은 배움도 쇼핑하듯,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목적도 없이 배우고, 배움보다는 그 공간에서 누구와 함께 학습을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도 있다. “앵무새 공부, 원숭이 독서와 결별하라!”고 이 책은 이야기한다. 입으로만 흉내 내는 공부, 읽는 시늉만 하는 공부가 아닌 삶을 바꾸는 전략을 책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독서와 멀어질수록, 독서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 분명하다. 책을 읽지 않고 사람이 발전할 수 없다. 책을 통해서 생각이 깊어지고, 책 읽기는 정신적인 삶, 마인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담장 너머 교도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혹시 우리 주변에 본의 아니게 혹은 실수로 교도소에 계신 분이 있다면, 책을 보내주자. 지금은 세상의 끝에 있는 분들이지만, 그분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올 때 두 발로 설수 있고, 두 팔로 움직일 수 있는 또 하나의 힘이 되어줄 것이다.

 /글=조석중(독서 경영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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