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제 전북 투자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삼성, 이제 전북 투자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 이선홍
  • 승인 2018.08.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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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우리 전북도민들이 한국토지공사가 한국주택공사와 통합해 경남 진주로 이전하기로 결정돼 도민들의 상실감이 엄청나게 클 시점에, 갑작스레 삼성이 새만금 125만평에 7조 6천억을 투자해 그린 에너지 종합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한다. 2021년부터 투자계획이지만 빠르면 2017년부터 투자도 가능하다는 부연설명까지 달았다. 드디어 도민들은 삼성이 전북에 오는구나 환호를 했고, 당시 도내 곳곳에 수많은 플래카드가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꿈이 깨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나름 전북도에서 삼성출신 정무부지사까지 영입해 연결고리를 이어가려 했으나 애매한 답변으로만 일관하던 삼성이 2016년 6월 새만금계획 전면 철회를 발표하면서 기대는 물거품으로 변하고 말았다.

 당시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을 비롯한 정부요인이 참석해 협약서까지 작성했지만, 투자계획을 철회한다는 삼성의 단 한마디에 누구 하나 토를 달지 못했다. 이것이 전북이 아니고 전남이나 경상도였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자조 섞인 한탄도 해 보지만 별 뾰쪽한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또 삼성의 전북투자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 그룹이 향후 3년간 국내에 130조, 해외에 50조 등 총 18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전장산업에 대한 투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상성그룹이 투자할 4대 미래 성장 산업 중의 하나인 전장산업은 전북이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이 자율주행전기 상용차 전진기지로 급부상하고 있고 GM군산공장 활용 측면에서도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전북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 타타 대우 등이 국내 상용차의 90%를 생산하고 있어 명실공히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전장분야 투자를 논할 때 우리 전북이 최우선으로 논의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2011년 당시 결정이 정치적 논리였다면 이번 논의는 충분한 경제성과 현실성, 군산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까지 형성돼 있어 삼성으로서도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삼성이 전북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자체는 충분한 논리적 타당성을 만들어 내고, 정치권은 삼성의 전북투자를 이끌어 낼 정치력을 발휘하고, 도민들은 삼성에 대해 애정을 보여야 한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고 추진하는 데 중요한 부문 중의 하나가 노사화합과 주민정서다. 특히나 삼성처럼 글로벌기업들은 이러한 현실들을 더욱 중요시한다. 비록 삼성이 전북에 대한 투자약속을 저버렸지만, 다시 여건이 성숙한 만큼, 투자유치를 위해 다시 노력해야 한다. 천안과 평택이 삼성을 매개로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노력해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현대중공업과 GM가동중단이 우리 전라북도에게는 엄청난 시련으로 다가왔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희망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우리 전라북도에 새만금이란 거대한 인프라가 있지만, 그동안 거의 개발이익을 가져오지 못한 게 현실이다. 과연 삼성이 투자했다면 어찌 되었을까, 지금처럼 개발이 지지부진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새만금지역을 중심으로 공항, 도로, 항만 등 인프라가 2023 잼버리개최와 맞물려 지난 정부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분명히 기회다. 삼성그룹이 이런 현실을 모를 리 없다.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의 CEO인 제임스는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하기까지 5,126번이나 실패를 거듭했다고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야말로 글로벌시대에 혁신과 성공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삼성을 그토록 원하는 것은 삼성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지자체, 정치권, 상공인, 언론, 학계 등 전 도민이 힘을 합쳐 반드시 성공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삼성도 글로벌기업 답게 새만금 투자 철회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국내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수립할시 우리 전북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이선홍<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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