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과 하나되는 마당창극만의 매력…‘변사또 생일잔치’
객석과 하나되는 마당창극만의 매력…‘변사또 생일잔치’
  • 박영준
  • 승인 2018.08.27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판소리 ‘춘향가’ 중 ‘변학도 생일잔치’ 대목을 중심으로 변학도 관점에서 재해석한 초연작 “변사또 생일잔치”가 지난 토요일 저녁 전주한벽문화관 혼례마당에서 공연되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하늘엔 달이 떠 있고, 아름다운 색조명으로 물든 한옥야외 공연장엔 가깝게는 진북동에서 오신 할머니, 전주를 처음 찾은 서울, 부산, 대구 관광객, 호주 멜버른, 남아프리카, 등 외국인관광객으로 가득차 있었다. 공연전 정성구 협력연출의 이벤트시간을 통해 관객들에게 지역특산물을 선물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웃음을 주는 유쾌한 오프닝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작품의 내용은, 변학도가 사랑하는 여인 ‘도화’가 “연애하는 내내 가난한 것도 힘들었는데 한양도 아닌 시골에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냐”며 남원으로 갈 수 없다며 결별을 선언한다. ‘도화’라는 새로운 인물 설정을 통해 변학도가 폭정을 펼치고 돈과 권력에 집착하게 된 계기를 보충설명 해준다. 춘향의 사랑과 정절을 가벼이 여긴 변학도는 춘향의 마음을 돈과 권력으로 사려하고, 온갖 선물을 해주는 데도 움직이질 않던 춘향이 건낸 한마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감동이지요.” 라는 말과 함께 노래가 흐른다. 변사또는 춘향을 얻기 위해 시작한 친구프로젝트를 계기로 점점 변하게 되고, 선정을 펼치며 춘향의 마음과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한편, 암행어사가 되어 나타난 이몽룡이 변사또 생일잔치에 나타나게 되는 스토리이다.

2012년부터 시작한 전주마당창극은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문화브랜드공연으로 확실한 자리를 잡고 있다. 한옥경관을 활용한 야간관광 콘텐츠를 발굴하는 사업으로 매년 관람객들의 호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전주마당창극은 이 시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한 공연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각색과 관객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볼거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객석이 무대가 되어 관객을 참여하게 만드는 마당창극만의 장점을 활용한 연출력은 오락적 요소를 더해 지역주민이나 관광객 모두 즐길 수 있는 지역대표공연이 되었다.

전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브랜드 공연인 전주마당창극 “변사또 생일잔치”는 ‘지역 우수 문화교류 콘텐츠 지원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9일까지 르네상스의 발원 도시 이탈리아 피렌체와 로마, 만토바, 베네치아, 노비리구레 등 5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주마당창극의 성공요인은 세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

첫째, 우수레퍼토리 발굴과 재공연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공연’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창작초연부터 대박흥행에 성공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주문화재단이 2012년 시작한 전주마당창극은 “변학도 생일잔치”,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 “아나 옜다, 배갈라라”를 반복하여 재공연하면서 시즌별 완성도를 높여가는 작업에 충실했다.

둘째, 시대와 소통하는 통찰력 있는 기획력으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잡았다. 달빛 아래, 한옥 무대에서 펼쳐지는 신명나는 마당창극의 트레이드마크인 해학과 시대를 반영한 풍자, 젊은 감각과 예술성까지 겸비한 완성도 높은 무대는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통용될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을 갖춘 양질의 마당창극이 흥행성까지 갖춰가고 있다.

셋째, 신뢰자본을 쌓은 전주마당창극, 제작진의 열정으로 만들었다. 올해 7년차인 전주마당창극은 주요제작진 김범석 단장, 오진욱 연출, 정선옥 작가, 정민영, 박현영, 이건일, 김송, 김유빈, 정호영, 왕시연, 이정원 등 지역예술인들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 온 신뢰자본이 기획력과 추진력을 실행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10월 6일까지 진행하는 한옥자원상설공연과 이탈리아 순회공연을 통해 세계무대진출이라는 새로운 과제의 성공을 기원한다.

 글 = 박영준(우진문화재단 제작감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