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빨대가 바다거북의 코에 박혀 눈물을 흘리는 장면들, 플라스틱을 뜯어먹는 새끼북극곰 등…. 이것들은 먼 얘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는 자연을 훼손하는 모습들입니다.
실제 비닐봉지와 같은 플라스틱 오염은 자연의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아 체내에 축적되고, 또 그것들이 호르몬에 교란 현상을 일으켜 사망의 길로 접어들게 합니다.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로 시작을 했네요.
전북 최대 미술축제인 ‘2018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2018 Jeonbuk Now Art Festival)’이 이번 주(8.21-8.27)에 전북예술회관과 교동미술관, 그리고 한옥마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들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소개드릴 작품은 강용희, 김영란, 심영주, 이미영, 유지연, 진세연 작가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윤’의 <30일의 비닐일기>입니다. 작품은 2018년 7월, 6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생활공간에서 30일간의 비닐 사용량을 일기에 적듯 기록하였고, 그것을 모아, 평범한 우리들이 얼마나 많은 일회용을 특히 비닐을 사용하는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을 가득 메운 각종 비닐들. 편리하고 위생적이며, 저렴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위협받는지도 모른 채 엄청난 양의 쓰레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살죠. 작가들은 전시실에 가득 채워 넣은 비닐 사이를 걸어다니며 우리가 몸소 체험하게 깊은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예술작품은 우리에게 미적 욕구를 충족하게 해줄 뿐 아니라 잔인한 소재를 통해 메시지를 아름답게 우리에게 인상으로 남깁니다. 이번 주말, 내가 사용하는 일회용을 기록해보고, 그것들을 한가지씩만 줄여가는 노력을 해보는,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도전을 실천해보시길 응원합니다.
/ 글 = 채지영 교동미술관 학예사
작품 = 프로젝트 그룹 윤 作 30일의 비닐일기(가변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