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유예와 죄인 된 최저임금 노동자
세무조사 유예와 죄인 된 최저임금 노동자
  • 유장희
  • 승인 2018.08.23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세청은 최근 내수부진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지원대책으로 자영업자 587만명중 약 89%에 해당하는 519만명과 소규모기업 약 71%인 50만곳에 대해 소득세·부가세 신고내용 확인면제 등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한시적으로 전면 유예하여 조속히 활력을 되찾아 국민경제 전반에 온기(溫氣)가 확산할 수 있도록 세부담을 완화해 주겠다고 발표하였다.

 과거에도 일부 특정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유예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2016년 4,985명, 2017년 4,911명 정도가 세무조사를 받아 세무조사유예대상인 519만명의 0.095% 수준으로 아주 미미(微微)한 수치이다.

 국가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나라 살림을 하기 때문에 모든 국민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 의무를 진다.

 오늘날 국민주권주의 국가에서는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의 유지 및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납세의무의 주체인 국민이 당연히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고 또한 개인소득에 따라 공평한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며 성실납부는 바로 국가의 바탕이라 할 것이다.

 불법적인 탈세는 물론이고 조세회피를 하기 위하여 과세표준의 허위신고 등 조세부담을 감소시키려는 일련의 불법행위들은 단호히 척결(剔抉)하여야 한다.

 고소득 자영업자, 불성실 납부자까지 세무조사 유예혜택을 받게 된다면 자칫 세금탈루(脫漏)를 방조하는 것이고, 올해 도입된 체납액 소멸제도 역시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여야 한다.

 세무조사란 납세의무자가 신고한 내용에 오류 또는 탈루가 있을 때 세무당국이 이를 확인하는 것으로 세법에 따라 납세의무자에게 심문하고 장부와 서류 기타물건을 검사, 조사, 검색 또는 확인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민생안정정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명백한 탈루혐의가 확인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세금과 관련한 경제적인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겠다며 세무검증을 배제하고 세무조사 등을 유예해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최저임금인상으로 자영업자의 심리적 고충 등 일부 이해할 수 있으나 마치 최저임금인상으로 사회적 경제·활동이 모두 무너져 버리는듯한 사회분위기 조성은 너무 과장된 부분이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세무조사유예가 아니라 카드수수료인하, 상가임대차보호대상 확대, 한계(限界)사업자들에 대한 업종전환을 포함한 재기지원(再起支援),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지원 등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중장기 대책 마련이 우선 되어야 한다. 물론 정부가 지난 22일 당정협의를 개최하여 소상공인 자영업자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언론을 비롯한 정치권들까지 최저임금 인상만을 도마 위로 올려놓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최저임금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들은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느끼고 있을 것이다. 자영업의 1차적인 경영난은 공급과잉, 과당경쟁, 내수경기위축 등이 맞물려 한계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도 저임금노동자와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쟁력강화 방안을 제시했으면 한다.

 2019년 최저임금 대상자 역시 소상공인과 소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대다수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외에 별도의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조차 없이 오직 최저임금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들이라는 사실을 사회구성원으로서 절대 묵과해서는 안된다. 이들 역시 국가와 사회가 적극 보호하여야 한다.

 유장희<한국노총 전북노동교육상담소 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