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이 내 삶과 일상이 되는 순간을 꿈꿔본다
문학작품이 내 삶과 일상이 되는 순간을 꿈꿔본다
  • 조석중
  • 승인 2018.08.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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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단편선 / 안톤 체호프 . 박현섭 옮김 / 민음사)
 지난 주말에는 ‘2018 전주독서캠프’에 다녀왔다. 전주독서대전과 연계하여 전주완산도서관과 전주시독서동아리연합회에서 주관하는 행사다. 이틀 동안 자유롭게 책만 읽는 시간을 통해서 미처 읽지 못한 책을 읽고, 평소 읽고 싶었던 책도 읽었다.

 자유 독서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일상을 점검하는 것이 독서캠프의 가장 큰 효과다. 평상시에는 작품으로만 여겨졌던 텍스트가 내 삶의 사유의 주제가 되고,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한 줄의 글이 나의 고민이 되는 순간, 문학은 개인의 정신적 삶과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어떻게 하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느끼고 실현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인문학이 인간을 진정 자유롭게 해주는 것은 물론,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도록 돕는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클레멘트 코스라는 희망의 인문학수업을 펼쳤던 ‘얼 쇼리스’였다. 그는 오래전부터 문학을 통해 얻는 정신적 삶의 가치를 알았던 것이다.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전주한벽문화관, 완판본문학관 일원에서 개최되는 전주독서대전은 주제가 ‘기록과 기억’이다. 완판본이라는 출판의 역사, 문학의 기록은 몇 백 년의 시간을 넘고 넘어, 2018년 우리에게 기억과 추억을 소환하고 삶을 문학을 통해서 다시 추스르게 만들어줄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 그것의 문학의 힘이고, 책이 주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문학 하면 ‘도스’와 ‘톨스’라고 불려지는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를 많이 떠올리지만 40여년 뒤인 1860년에 태어난 안톤 체호프라는 러시아의 단편소설과 희곡을 대표하는 작가가 있다. ‘의학은 나의 아내요, 문학은 나의 애인이다’라고 이야기하며, 모스크바 의과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하면서도 잡지나 신문에 글을 기고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다. 20대부터 잡지에 단편을 쓰며 생계를 유지하였고 대학 졸업 후 의사개업을 하고 나서도 글을 썼다. 그뒤에 전업 작가가 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서 엄청난 수의 단편소설들을 발표했다. 44세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9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거의 삶의 대부분이 글 쓰는 일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가 쓴 단편소설집 <체호프 단편선>은 삶을 추상적으로 미화화지도 상투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강요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읽을 말한다. 단순하면서 허무하게 끝나는 글들도 많지만 더 여운을 주고 생각하게 한다. 삶과 일상에 주목했고 글쓰기가 절박한 노동이었음에도, 보이지만 잘 못 보는 것들을 발로써 기록하려고 노력 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올 해 전주독서대전의 프로그램이 그렇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만나볼 수 없었던 작가의 이야기와 우리 옆에 있었으나 잘 보지 못했던 문학적 의미들, 출판사 작가들의 이야기, 오래전의 기록유산과 현재의 출판문화, 역사적인 사건들의 재조명 등, 3일간의 시간동안 나의 삶과 일상에 문학이 주는 힘을 접목해보기를 기대해본다.

 전주독서대전의 행사 뒤에는, 거의 1년 가까이를 보내며, 그리고 올해 그렇게 무덥고 뜨거웠던 여름 폭염 속에서 기획하고 준비했던 도서관 관계자, 실무자등 많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잘 하는 것은 잘 한다고 격려하고, 행사 마지막까지 더 잘 할 수 있도록 박수와 응원을 보내본다.

 

 글 = 조석중 (독서경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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