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개학 시즌, 석면 공사 관리 곳곳 구멍
다가온 개학 시즌, 석면 공사 관리 곳곳 구멍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8.08.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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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지역 초·중·고교들의 개학이 시작됐지만 석면 공사의 미흡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학교 현장 안전에 대한 학부모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해체했더라도 교실 등의 실내 공기질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최소한 인증된 공공기관이 샘플 조사를 통해 개학 전 실내 석면 비산 농도 측정을 수시로 측정해야 한다는 주장 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도내 일부 학교들은 개학이 이미 시작됐거나 앞두고 있지만, 석면 폐기물이 학교 주변에 그대로 야적돼 있어 아이들이 위험 물질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아이들이 위험 구역을 침범할 가능성도 충분히 높지만 학교 현장에는 전문 감리인이나 관리 감독자 또한 전무하다.

교육부와 환경부가 제시한 석면 해체 공사 가이드라인에는 ‘석면폐기물 반출일’까지 감리인이 상주하도록 돼 있지만 학교마다 각각 해석이 달라 실제 현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만 비산 및 실내 농도를 측정할 뿐 공사가 끝난 이후에는 관리 체계가 허술한 상황인 것이다.

문제는 석면 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문 측정기기 없이는 인지할 수 없다. 또한 석면 가루를 마셨다고 해도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위해 여부를 파악하기도 힘들다.

때문에 감리인들은 공사가 끝난 학교는 비산 및 실내 농도가 안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판단할 뿐 만일의 사태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감리인들은 공사가 끝난 이후 배출된 석면 폐기물에 대해서는 비닐로 여러겹 감싸기 때문에 석면 가루가 새어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부주의로 석면폐기물의 비닐이 벗겨지는 등 훼손될 경우 석면 가루가 분출될 여지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이후 관리에 대해서는 교육 당국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도내 한 감리인은 “대부분 학교에서 석면공사 이외에도 다른 공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비산 및 실내 농도를 수시로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교육부와 환경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는 공사 이후까지 계속 상주하라는 내용도 없을 뿐더러 반출되지 못한 석면폐기물에 대한 관리는 학교 등 교육 당국에서 해야할 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 당국에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1급 발암물질 석면 폐기물로 인한 안전 논란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사가 끝나면 공기질이 안전한 수준이 나올 때까지 측정을 하고 모든 작업을 마무리한다”며 “시민모니터링단들도 철저하게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공사가 끝난 이후 어디서 석면 가루가 남아있을지 모르는 데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며 “교육청에서는 교육부 가이드라인만 따를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질 전문 기관에 추가로 비산, 실내 농도 측정을 해야하고 청소 예산도 더 확대해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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