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역사도심 지구단위 계획인가?”
“누구를 위한 역사도심 지구단위 계획인가?”
  • 강주용
  • 승인 2018.08.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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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통제보다는 자발적인 참여로 색깔 있는 도시 만들어야
  밖에서 흥분한 지역주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후화된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하려고 하는데, 지구 단위계획으로 건축물을 신축하기 어렵다는 불만이었다. 풍남동에서 태어나 오십 년 함께 한 동네라 귀가 쫑긋해질 수밖에 없었다. 밖에 나가 대충 불만의 내용을 들어보았다.

  역사도심 지구 단위계획에 의하면 건물 높이 층수와 상가건물의 용도 제한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즉, 커피숍, 제과점·제빵, 햄버거·도넛 등 패스트푸드점, 꼬치구이점 및 이와 유사한 시설 등의 일반적인 업종까지 제한해서 도저히 건물을 신축해서 임대나 사업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평생 고생해서 집 한 채를 마련한 사람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건축물의 신축·개축, 리모델링은 전체적인 도시를 위해 어느 정도 제한하는 것이 도시의 미관과 발전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일이지만, 건축물의 용도를 지나치게 제한한 것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더욱더 큰 문제는 지구단위계획을 해당 주민들이 대부분 모른다는 것이다. 풍남동에 거주하고 중앙동, 노송동, 교동을 거쳐 매일 출퇴근하는 하는 나조차도 알지 못했다.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전주시청에 문의했다. 전주시청 주무관은 ‘전주한옥마을 주변의 중앙동·풍남동·노송동 일원의 옛 전주부성 터와 주변 도심부 약 151만 6000㎡를 역사도심지구로 설정하고, 관리방안을 담은 역사도심지구 지구단위계획을 2018년 4월 30일 결정·고시했다’고 설명했다. 전주 구 도심부의 장기적인 비전과 관리방안을 말하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도저히 지구단위계획이 이해되지 않았다.

  약 151만 평의 주민들의 토지 및 건물재산권을 제한하는 도시계획인데,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거의 알지 못하는 것은 가장 큰 문제이다. 전주시 담당 주무관은 통장들을 통해 지구단위 계획 설명회를 개최를 알리도록 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주민이 모른다고 했더니, 주민의 무관심한 탓으로 돌렸다. 설명회의 취지를 망각한 발언이다. 설명회는 말 그대로 해당 주민들에게 알려 설명하는 것인데, 주민 대다수가 모르는 설명회는 이미 설명회가 형식적으로 운영했다는 반증이다. 민주주의는 공론화의 과정이 중요하다.

  전주시는 ‘가장 인간적인 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해 2016년 3월경에 100대 핵심과제를 선정하면서 전주 4대 부성 역사도심 기본계획 및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과제를 선정했다. 그리고 연간 700만 명이 찾는 한옥마을로 한정된 전주의 역사문화관광 루트도 풍남문 등 옛 사대문을 중심으로 한 전주부성 밖까지 확대될 것을 기대하면서 8억 1300만 원을 들여 전주부성 및 주변 도심부의 유수한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시키고 도시의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중앙동과 풍남동 일대를 대상으로 역사도심 기본계획 및 지구단위계획 수립용역을 추진했다. 하지만, 수억을 들여 용역을 추진하면서 역사도심 지구단위계획의 해당 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역사도심 지구단위계획 설명회 알리는 단 한 장의 현수막도 본 적이 없다. 용역이 진행되는 2년 동안 구체적으로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좋은 정책도 소통하지 않고 홍보하지 않으면 그 정책은 추진될 수 없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전주시를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지역주민들의 재산권에 침해되는 정책은 더욱더 소통하고 이해·설득해야 한다. 

 역사도심 지구단위계획 시행 몇 개월 만에 문제점들이 크게 드러나고 있다. 소통 없는 상가건물 업종의 지나친 불허 등은 누구도 이해 못 하는 정책이다. 현실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지나친 업종제한으로 상가는 비어가고 관광객은 오지 않는다. 사람이 없는 도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전주시는 지금이라도 역사도심 지구단위계획의 실패를 과감히 인정하고 전면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관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행정은 성공할 수 없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정책은 더욱더 소통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지금 당장 전주시는 지역주민과 함께 거버넌스[governance]를 구축하여 소통하고 대화하여 역사도심지구 단위계획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천년 전주로 도약할 수 있는 정체성 있는 도심을 만들 수 없다.

 

강주용 전공노 전북교육청지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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