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의 대비책 ‘숲’
이상기후의 대비책 ‘숲’
  • 정규순
  • 승인 2018.08.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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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났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더욱 길게 느껴지고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인 40℃에 육박하며 어느 해보다 더욱 뜨거운 여름이 되었다. 이번 여름에는 뉴스에서 연일 기후와 관련된 기사가 보도되었고, 폭염에 따른 안전안내문자가 자주 발송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른 나라의 이상기후에 대해서 많이 보도되었는데, 우리와는 상관없는 듯하여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듯하다. 우리나라처럼 땅덩어리가 자그마한 곳에서도 한쪽은 호우경보, 다른 쪽은 폭염경보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며 이상기후가 우리에게도 현실이 되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 그 배출량이 다시 늘어나며 기후변화에 맞선 세계의 노력들은 헛수고로 돌아섰다. 예전에는 여름 폭염으로 들끓는 세계 각국의 사례들이 기이한 현상으로 각인되었지만 이제는 아주 흔한 일이 되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이 더 뚜렷해지며 세계가 직면한 난제의 규모도 그만큼 명확해지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에어컨과 선풍기 점검이다. 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려면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해야 하는 사안이다. 지구를 놓고 보자면 에어컨 역할을 하는 곳이 극지방인데 극지방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막아 북반구 중위도(아시아, 미국, 유럽)에 전반적으로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을 ‘히트돔’이라고 부른다. 히트돔은 5~7km 상공에 솥뚜껑이 있어 시원한 바람이 유입되지 않고 뜨거운 공기만 지면에 가둬놓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히트돔 현상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기상층부에는 티베트에서 생성된 고온의 고기압이 짓누르고 있으며, 대기 중·하층에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그리고 맑은 날씨로 인한 강한 일사 효과 등이 현재 우리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문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뉴스를 보면 일본에서는 NO 절전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열사병 일사병 등의 온열진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25명에 달했으며, 우리나라 또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에어컨을 켤 수밖에 없으며, 에어컨에 쓰이는 냉매제와 전기를 생성해내는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이다.

기후의 영향만으로 우리에게 이런 기록적인 무더위를 선사하는 것은 아니다. 숲이 많은 산촌과 빌딩 숲이 되어 있는 도시의 기온차이는 분명히 있다.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도심 부분만 기온이 높다 하여 붙여진 이름 ‘열섬현상’이다. 열섬현상의 원인은 도시 내부의 공장,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인공열,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온실효과 등 다양하다. 그리고 바람이 순환을 해야만 기온이 떨어지는데 도시는 도로와 같이 붙어 있는 건물 등으로 바람이 통과하는 길이 없어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건물이나 도로, 콘크리트로 덮인 지표면은 수분을 포함한 흙보다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저장하고 태양 에너지를 반사하는 반사체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밤 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를 동반한다.

인간은 윤택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이제껏 자연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완성되어져 왔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사라진 숲이 현재의 우리에게는 삶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숲은 이 세상에서 가장 온전한 생명공간으로 무생물과 생물계 사이의 연결고리로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로 대체시켜주며 맑은 물을 제공하는 능력, 토사의 유출 및 붕괴 방지와 더불어 야생동물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주고 있다. 또한 근래에 들어서는 사회활동의 스트레스, 각종 질병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숲에서의 휴양과 치유를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산림조합은 이제껏 건강한 산림을 조성하기 위해 사유림 경영 활성화를 목표로 노력해왔다. 우리나라의 산림 역사를 보면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산림이 황폐화 되었다. 황폐화된 산림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 1973년 제1차 치산녹화를 시작으로 현재의 산림면적은 OECD국가 중 4번째에 해당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 와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상기후, 열섬현상, 히트돔 등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숲을 따로 놓고 생각할 수 없으며 도시 내의 숲을 조성하여 기온을 낮춰야만 한다. 우리나라의 산림정책이 과거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앞장섰던 것처럼 이제는 도시 내 숲을 조성하여 미세먼지 저감 및 기후를 완화시키고 도시민들에게 심리적 안정, 휴식처 제공 등의 정서함양과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만들어 도시내 랜드마크 역할을 만들어 내는 융·복합적인 정책으로 발돋움 해야만 한다.

 정규순 산림조합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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