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의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강준만 교수의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8.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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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사회가 져야 할 비용과 책임을 가족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압축 성장을 해온 나라다.

 “믿을 건 오직 가족뿐”이라는 신앙이 한국인의 일상적인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를 직시한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여성 혐오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가족 밖 여성과 사회에 대한 혐오라고 분석한다.

 나의 어머니는 숭배의 대상이지만, 너의 어머니는 혐오의 대상인 안타까운 현실. 그래서 나온 말이 바로 ‘맘충’아니던가?

 새 책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인물과사상사·1만7,000원)’은 사이버 세계의 등장 이후 페미니즘 논쟁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살피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평소 페미니즘을 비롯한 사회운동의 역사는 사이버 세계의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생각해왔기에, 우선 사이버 세계 등장 이후의 역사를 다루기로 한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어쭙잖은 ‘꼰대질’이나 남자들이 자꾸 여자들을 가르치려 드는 ‘맨스플레인’을 배격한다. 가급적 개입을 자제하고 페미니즘 이슈와 관련해 시공간적으로 전체 맥락의 그림을 보여주는데 치중하는 방식으로 글쓰기에 임했다.

 다만, 각 장의 끝에는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밝힘으로써 실감을 더하는 동시에 솔직한 자기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바로 소통하는 페미니즘을 위한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의 종언을 위해서라는 이야기다.

 특히 저자는 여성 억압의 원흉이 가부장제라는 것은 수많은 전문가가 지적해 온 사실임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가부장제가 교묘한 이중 구조를 갖고 있어서 깨부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가부장적 남성들은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은 꼭꼭 숨긴 채 페미니즘의 흠을 잡기 위해 현미경을 들이대면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페미니즘의 완성은 가부장제 깨부수기일텐데, 이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을 위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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