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이 넘쳐나는 건설공사 현장
아이스크림이 넘쳐나는 건설공사 현장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8.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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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 여러분 시원한 아이스크림 드시고 힘내세요”

사상유례 없던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입주민 예정자들이 아파트 공사 현장근로자들을 위해 내놓은 세심한 배려가 무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청량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전주시 효천지구 우미린 1차 아파트 공사현장. 현장에선 근로자들이 그늘막 아래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굵은 땀방울을 연신 훔쳐댔다.

 눈에 띄는 모습은 근로자들 손에 쥔 아이스크림. 뜨거운 뙤약볕에 잠시 더위를 달래는 아이스크림은 아파트 입주민 예정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근로자들에게 제공한 것이다.

 입주민들이 이 같은 나눔을 시작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권용식(42) 입주민 대표는 아파트의 입주민 예정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인터넷카페를 만들었다. 카페에선 회원들과 함께 최근 불볕더위 속에서 고생하는 근로자들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전달할 방법을 고심했고 아이스크림, 물, 음료를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권 대표는 회원들과 회비를 걷고 한 달간 총 4차례에 걸쳐 4.000개의 아이스크림 등을 전달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근로자들에게 1천50개의 아이스크림과 음료 등을 전달한 뒤 지난 14일에 900여개의 아이스크림을 전달했다. 그늘 막에 근로자들을 위한 현수막도 내걸었다.

 소수의 중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중국어로도 해당 문구를 만들어서 같이 내걸기도 했다.

 권 대표는 “무더위에 고생하는 근로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 진행하게 됐다”면서 “아이스크림 등을 통해 근로자들이 더위를 떨쳐내 내심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근로자들도 따듯한 정에 무척 반기는 입장이다.

 김태곤(53) 우미린 1차 안전팀장은 “근로자들 반응은 폭발적”이라며 “무더위에 지친 근로자들의 마음을 아이스크림이 시원하게 식혀줬다”고 말했다.

 권 대표를 비롯한 입주민 예정자들은 말복인 16일 등에도 아이스크림을 전달해 ‘나눔 프로젝트’를 지속할 예정이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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