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인생 60년, 원로 시인 최승범
문학 인생 60년, 원로 시인 최승범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8.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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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문학에 전념해오면서 기쁜 일도 참 많았어요. 이제 전북을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 보다 앞으로 후배 문인들에게 무엇인가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을 생각할 때라고 봅니다.”

 지난 1958년 등단한 이후 올해 문학 인생 60년째를 맞이한 최승범 명예교수.

 그는 지난 14일 강원도 인제에서 막을 내린 ‘2018 만해축전’에서 제22회 만해대상 문예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최 명예교수는 당시 수상 소감으로 “백세지사(百世之師)로 받들어 모신 가람 이병기 선생은 곧잘 세 가지 복을 말씀하셨는데 바로 술복 , 제자복, 난초복이라 하셧다”면서, “만해 문예 대상을 받는 순간 그 말씀을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가 수상한 만해대상은 1997년 시상을 시작해 올해로 22회째 맞이했으며, 만해 한용운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출범한 만해사상 실천 선양회가 제정한 상으로 실천, 평화, 문예 등 대상 3개 분야를 선정해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을 뽑는 상이다.

 전북의 원로 시인이기도 한 최 명예교수는 1969년부터 발간한 ‘전북문학’등을 통해 평생 동안 향토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문예대상 수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또한, 1957년부터 1996년까지 전북대학교에 재직하면서 시조론과 수필론을 가르치며 전주와 시조문학을 지켜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북 지역 이야기를 한데 모아서 만든 ‘신전라박물지’를 12번째 시집으로 출판한 바 있다.

 최 명예교수가 관장으로 있으면서 주로 머물고 있는 고하문학관은 향토 문학의 산실로 각광받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고하문학관은 그의 호를 직접 따서 지은 문학관이다.

 고하문학관에는 가람 이병기 선생의 제자이자 신석정 시인의 맏사위이기도 한 최 명예교수가 기증한 가람 선생과 석정 선생의 친필 서적이 많이 보관돼 있다.

 또한, 시집과 수필집 등을 포함해 문학 서적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휴관일을 빼놓고 매일 같이 문학관으로 출근한다는 최 명예교수는 올해 88세로 미수(米壽)에 해당한다.

 미수의 쌀 미(米)자는 벼 씨앗을 뿌려 거둘 때까지 여든 여덟 번 손을 써야 할 만큼 키우기 힘들다는 데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 명예교수는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이나 욕심을 부리기 보다 현실에서 조언을 필요로 하는 후배 문인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살고 싶다”며, “전북 향토 문학에 전념해왔던 한 사람으로 고향 발전에 기여하는 일은 문학을 끊임 없이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 명예교수는 1931년 전북 남원 출생으로 1958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난 앞에서’, ‘천지에서’, ‘대나무에게’, ‘신전라박물지’ 등 다수와 ‘한국수필문학연구’, ‘한국을 대표하는 빛깔’, ‘선악이 모두 나의 스승’, ‘남원의 향기’, ‘한국의 소리 등 다수의 수필집이 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정운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만해대상 등이 있고, 현재 고하문학관 관장,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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