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논콩 수정 못 해 수확 큰 차질
폭염으로 논콩 수정 못 해 수확 큰 차질
  • 김제=조원영 기자
  • 승인 2018.08.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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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밭 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사연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김제시 논콩 재배농가들이 포기마다 눈물과 땀방울을 쏟고 있지만, 쨍쨍 내리쬐는 햇볕으로 인한 재해는 막을 수는 없는가 보다.

“아니 무슨 놈의 날이 이렇게 덥다요. 아무리 더워도 콩은 물만 제대로 주면 수정을 하고 결실을 맺어서 벼농사보다 이문이 많은디, 덥다고 수정을 못해서 콩이 생기지를 안 허는 것 본게, 콩이 사람과 똑같은 가벼…”

이는 콩은 수꽃이 먼저 피어 암꽃이 피는 것을 기다렸다가 수정을 해 꼬투리를 형성하고 결실을 맺는 것인데,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암꽃이 피기도 전에 수정도 못 하고 말라 죽어 가는 수꽃을 보는 농민들의 자조 석인 한숨소리다.

죽산면의 한 농민은 “지금 이맘때면 콩이 수정을 마치고 꼬투리가 생겨야 하는데 꼬투리가 생기기도 전에 수꽃이 폭염에 타 죽어가고 있다”면서, “이렇게 수정이 안 되면 콩 수확량이 줄어들고, 콩을 심고, 농약 주고, 수확하는 등의 농작업비도 안 나오게 생겼다”며 깊은 한숨을 몰아 쉬었다.

정부는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 부족을 해소하고자 다수확 품종 개발과 선진 농법을 연구해 농업인들에게 보급 했고, 이를 통해 고품질의 쌀이 많이 생산되고, 식생활 문화 변화로 쌀이 남아도는 현상까지 발생하자 콩 등 논 타작물 재배를 권유했다.

이에 벼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는 김제시는 국가 정책에 적극 나서 논 타작물 재배 실적 전국 최우수를 차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폭염이 이처럼 지속될지, 콩이 폭염에 취약해 수정을 못할지는 전혀 예측을 못 해, 아무 대책 없이 타들어 가는 콩 꽃을 바라보며 농민들의 마음도 타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진봉면의 한 콩 재배농업인의 “이렇게 폭염이 지속돼 콩이 수정을 못 한다면, 수확을 포기하고 빨리 갈아엎어 다른 작물을 심어서 얼마라도 소득을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은 콩 폭염 피해 실상을 알기에 충분했다.

“지금이라도 폭염이 수그러들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만 준다면 콩 수정이 이뤄져 얼마라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데~”라며 하늘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는 농업인의 모습에서 정성들여 키운 콩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김제=조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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