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건강정보 프로그램과 TV홈쇼핑의 연계편성
종편의 건강정보 프로그램과 TV홈쇼핑의 연계편성
  • 박수영
  • 승인 2018.08.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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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TV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 특정 건강기능식품, 외국 견과류나 과일 등 특정 식품의 효능을 설명하면서 연예인이나 일반인의 체험담을 애기하거나 요리방법, 복용방법 등을 소개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는 특히 의사, 한의사, 식품영양학자, 교수 같은 전문 패널들이 나와서 그 효능과 임상시험결과 등을 설명하고 있어 일반 소비자들은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끔 같은 시간에 방송하고 있는 TV홈쇼핑채널로 돌려보면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TV홈쇼핑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건강정보 프로그램과의 사이에 모종의 밀월관계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종편의 건강정보 프로그램과 TV홈쇼핑 방송이 동일 상품을 인접 시간대에 편성하는 것을 ‘연계편성’이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8월 1일 4개 종편과 7개 TV홈쇼핑의 2017년 9월과 11월분(’17.9.9∼19, 11.1∼30) 방송편성현황을 점검한 결과, 해당 기간 동안 종편 4개사의 26개 프로그램에서 110회 방송한 내용이 7개 TV홈쇼핑의 상품판매방송에서 총 114회 연계편성된 것을 확인하였다. 채널별로는 MBN이 38회, TV조선 33회, 채널A 30회, JTBC 9회 순이었고, MBN의 ‘천기누설 스페셜’, TV조선의 ‘내 몸 플러스’와 ‘내 몸 사용 설명서’, 채널A의 ‘나는 몸신이다’와 ‘닥터지바고’ 등의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루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017년의 조사기간 약40일간 총 114회 연계편성을 1년으로 계산하면 900회가 넘는 연계편성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 들어 그 횟수는 증가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일부 지상파도 연계편성을 하였다.

 일반 TV 건강프로그램에서처럼 제품에 대한 소개나 광고가 아닌 유용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주는 것처럼 방송하기 때문에 일단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게 되고, 소비자가 일단 신뢰한 이상 관련상품을 구입하고자 하게 되고, 때마침 우연히도 해당 상품이 TV홈쇼핑에서 방송되어 노출되면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될 확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판매방식이 과거에 엉터리 건강식품판매업자들이 농한기를 이용하여 농촌 어르신들에게 온천관광과 공장견학을 빙자하여 온갖 질병에 관한 방송을 보여주고 그 나오는 출구에서 엉터리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또한 각종 심의와 규제를 받는 TV홈쇼핑에서는 할 수 없거나 검증되지 않는 이야기도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라고 하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제품의 효능을 과장하거나 잘못된 복용방법을 알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업체가 이런 연계편성을 이용해 일시적인 특수(特需)를 노리는 일이 많아지게 되면 3년 전에 있었던 가짜 백수오 원료 사태가 재발 할 수 있다.

 종편에서 방송되는 연계편성은 약 15분당 최소 2,000~3,000만원 가격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연계편성에 대하여 현행법에 직접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은 없고, 종편 및 TV홈쇼핑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TV홈쇼핑에 물건을 공급하는 납품업체나 제조업체들이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자체 기획 또는 대행업체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납품업체나 제조업체가 종편과 상품 방송을 계약하고, 다시 같은 시간대의 TV홈쇼핑과 계약하여 동시간대에 방송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연계편성은 미디어렙법(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이나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5년에 연계편성 3건을 적발하고 미디어렙법 위반을 적용해 과징금을 부과한 적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향후 연계편성이 시청자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지상파 및 종편의 건강정보 프로그램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협찬고지와 관련된 법령의 개정을 추진하여 시청자들이 해당 방송프로그램이 협찬을 받아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협찬주명 고지를 의무화하기로 하였다.

 TV홈쇼핑이야 제품판매가 주목적이므로 제품에 대하여 광고를 하지만, 종편까지 TV홈쇼핑과 방영시간을 맞추어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제품판매에 일조한다는 것은 간접광고이며 신의(信義)에 반한다고 생각한다. 자막으로 TV홈쇼핑과 연계되어있다거나 광고임을 나타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유명블로그에서 특정 제품에 대하여 광고를 할 경우 그에 대한 대가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유명블로거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일정한 대가를 받고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블로그보다도 연계편성의 파급력은 더할 것이므로 연계편성이라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박수영<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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