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던 여성 살해 후 유기한 일당 5명
함께 살던 여성 살해 후 유기한 일당 5명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8.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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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군산 살인 및 시신유기에 관련하여 군산경찰서 황인택 형사과장이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한집에서 같이 살던 20대 여성을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군산경찰서는 13일 살인과 시체유기 등 혐의로 A(23)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2명은 지난 5월 12일 오전 9시께 군산 소룡동 한 원룸에서 B(23·여)씨를 주먹과 발로 수차례에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C(26)씨 등 3명은 A씨 등을 도와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시신이 발각될 것을 우려 A씨의 시신을 다른 야산으로 옮겨 재차 유기하기도 했다.

 ◆ 집안일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당하다 숨진 20대 여성

 범행의 동기는 단순했다. 숨진 B씨가 집안 살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B씨는 A씨 등 5명과 지난 3월부터 군산시 소룡동 한 원룸에서 함께 살았다. 마땅한 직업이 없던 B씨는 이곳에서 빨래 등 집안 살림을 담당했다.

 사건 당일 A씨 등 2명은 B씨가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을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했다. 폭행은 B씨가 숨질 때까지 이어졌다.

 이후 이들은 B씨가 숨진 것을 파악하자 같이 살고 있던 C씨 등 3명과 함께 이날 오후 20㎞ 떨어진 군산시 나포면 한 야산에 이불에 감긴 시신을 묻었다.

 ◆ 혹여나 탄로 날까 봐 시신 재차 유기한 일당

 A씨 일당은 시신을 나포면 한 야산에 유기한 뒤에도 현장에 수차례 방문, 토사가 유실됐는지 확인했다. 이후 6월 말 군산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자 이들은 다시 B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야산의 토사가 유실되자 시신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들은 20km 떨어진 군산시 옥산면 한 야산으로 시신을 옮겨 재차 매장했다. 이 과정에서 시신을 김장용 비닐봉지로 시신을 감싼 뒤 여행용 가방에 넣어 매장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매장돼 있는 B씨의 시신을 야산에서 발굴한 뒤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 ‘시신에 황산을?’ 시신 훼손 의혹도

 A씨 일당은 시신을 재차 매장하는 과정에서 화학약품을 부어 훼손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 5명 중 일부는 “황산을 부어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B씨를 폭행해 살해한 것도 모자라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경찰은 “시신 훼손 여부에 대해서는 부검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피의자 중 일부 진술은 있었지만, 부패가 심해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기다려 한다는 입장에서다.

 ◆ 참혹하게 끝난 20대의 합숙

 A씨와 B씨 등 6명은 방 2개, 거실 1개가 있는 작은 다세대 주택에서 함께 생활했다.

 집주인 C씨는 지난 2월 빌라에서 같이 살 동거인을 구한다며 SNS에 글을 게재했고 이를 본 A씨 등은 3월부터 군산시 소룡동 한 원룸에서 같이 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임대료와 생활비 명목으로 각자 10만원씩 내기로 했고 B씨는 생활비를 감면받는 대신 청소 등 집안일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들의 동거는 얼마 가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청소를 못 한다는 이유로 이들은 B씨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을 것이라고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폭행은 수위는 날로 올라갔고 지난 5월 12일 폭행을 당한 20대 B씨는 끝내 숨졌다. 한편, 경찰은 이들이 이곳에서 인터넷 중고 물품을 거래하며 사기행각을 벌인 정황을 포착하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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