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립미술관 자화상 통해 나를 만나다
정읍시립미술관 자화상 통해 나를 만나다
  • 정읍=강민철 기자
  • 승인 2018.08.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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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그림이 자화상이다.

자화상의 아버지라 불리는 뒤러(Durer, A.)를 비롯 렘브란트(Rembrandt, H. van R.), 고흐(Gogh, V.van.), 피카소(Pablo Ruiz Picasso) 등 걸출한 화가들의 자화상이 유명하다.

자화상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전(展)이 정읍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전시는 9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명은 2018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시 ‘일종의 자화상’이다.

모두 40점의 작품의 만날 수 있다.

Self Portrait, 변주-시대의 자화상, 응시 세 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어렵지 않은 주제와 상대적으로 난해하지 않은 작품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인지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무더위를 식히면서 예술을 즐기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모두 5천927명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Self Portrait에서는 ‘나는 누구인가’로 시작되는 존재론적 물음부터 작가의 내적 욕구가 표현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따뜻한 색감에도 미묘함을 불러일으키는 ‘새장(이소연)’이나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고, 혼란스런 내면을 만난 듯한 ‘쿠루루쿠(김혜나)’앞에 머문 발길들이 많았다.

변주-시대의 자화상’에서는 시대적 상황을 만날 수 있다.

‘간만에 종식이와의 술자리… (변윤희)’는 80년대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살아있는 인물들의 표정에 반가움이 밀려온다.

잡초호신술비전-초식 24(김제민)는 풍자와 해학에 웃음이 나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든 속수무책으로 살아가는, 그저 주어진 상황에 눈치 보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초상을 보는 듯 하다.

응시는 나 자신과 사회에 대한 바라봄을 얘기한다. 앞의 주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품은 적다. 편안함을 주기 때문인지 정보영의 ‘Looking‘을 오래도록 응시하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공간, 두 개의 촛불이 밝히는 빛과 의자.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내밀한 친숙함과 따뜻함이 전해온다. 어둠과 빛 그 중간 쯤에 편안히 누워 있다 보면 몸과 마음에 에너지가 다시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랄까? 번잡한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시 숨을 고르는 순간, 그때의 내면의 풍경이랄까? 

 “유난히 눈길이 가는 그림이 있다면, 당신과 그 그림과 닮았기 때문이다”는 말이 있다. 지금 당신은 누구이고, 당신이 내면은 어떠한가? 궁금하다면 여름이 가기 전 정읍시립미술관에 들러 보는 건 어떨까?

정읍=강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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