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호·국민적 관심사
문화재 보호·국민적 관심사
  • 이병채
  • 승인 2018.08.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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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폭염이 기상관측 사상 111년 만에 겪는 더위라고 한다.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다 보니 국민 모두가 시원한 바다와 산, 계곡을 찾아 헤매다 보니 평소 전문분야는 아닐지라도 눈높이에 맞춰 유적과 유물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다. 그것도 아니라면 도서관이나 박물관으로 떠나는 피서 또한 첨단 기법이 동원된 곳이 많아 흥미를 더할 것이다.

대개의 경우 어느 나라든지 자국 내에 있는 문화재에 대해서는 보호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문화재가 바로 국민의 문화적 향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원으로 그 나라의 역사적 염원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기 때문에 당연한 관심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형편을 살펴보면 물론 일제 36년 동안 대량도굴과 6.25전쟁으로 인한 소실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수난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너무도 많은 유적과 유물이 훼손되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선조들의 수호아래 우리에게 전해진 유산이고 그 속에 문화의 정수가 담겨져 있음이며 한번 없어진 것은 다시는 찾아볼 수 없다는데서 오는 애석함 때문이다.

생각건대 유적·유물은 현재와 단절된 과거의 잔해가 아니다. 연연히 이어온 과거의 역사를 말하다 문화사적인 계도(系圖)요 오늘의 문화실상(實相)을 파악하게 됨으로써 우리의 생활향상에 생명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실로 유적·유물은 이러한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것이 고고학적인 가치 또한 유일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이를 애호해야할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고고학(考古學)은 유적·유물이란 사물이 그 자료가 되고 이를 자산으로 하여 문화의 올바른 정착이 그 목적이라고 규정할 때, 이러한 자료가 훼손되고 잃어버린다면 고고학이란 학문으로서의 그 존재가치가 영영 소멸되고 민족문화의 실상도 혼미에 빠지고 말 것이다. 때문에 지금도 우리의 주변 산야에서는 횡재를 노리는 도굴꾼들의 도굴에 의해 유적과 유물이 소멸되고 해외 반출까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유적·유물이 학술적인 발굴보다도 비 학술적인 행위에 의해 학술의 대상이 되기 전 없어지는 경우가 펼쳐지고 있으니 국민 모두가 그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일부 지방에서는 그러한 도굴꾼들에 의해 파괴되어 유적으로서 학술적 조사를 필요로 한 것들이 거의 볼 수가 없게 되었고 또 어떤 지방에서는 고분(古墳)으로써 미 발견된 것은 거의 남아있지 않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한순간에 고층빌딩이 잿더미로 사라져 버리는 화마(火魔)에는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지만 이러한 방법에 의해서 알게 모르게 유적·유물이 소멸되어감에 대해서는 별로 놀라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 문화재 보존의 과제가 심각한 문재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인바, 우리는 국민적 관심사항에 대하여 유적·유물의 소실을 최대한으로 막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아무래도 오랜 세월의 풍화로 훼손된 유물이 버려져 있으니 조속히 학술적 조사를 통해 기록으로 반드시 남겨야 할 것이다. 또한 학술적인 조사가 필요로 하는 곳에 대하여도 치밀한 계획아래 이를 조사 보고에 유감이 없도록 해야 하며 일본이 보관하고 있는 문화재 50%이상이 우리것이라고 하니 일본이 도굴해간 문화재 반환청구건 또한 국가 책임 하에 적극 검토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 주어진 책무요 역사적인 사명이다.

 이병채 / (전)남원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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