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사건
보물선 사건
  • 이상윤 논설위원
  • 승인 2018.08.0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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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시절 소풍 중 즐거운 시간이 보물찾기다. 나무 위나 풀 속에 숨겨진 과자, 학용품을 발견하게 되면 그렇게 기쁠 수 없다.

▼ 친구 몇 명과 짜고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소리지르면 우하고 몰려든 틈을 이용해 다른 친구들은 한적해진 곳을 뒤져 보물을 찾곤 했다. 초보적 사기행태다. 보물선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일확천금의 동화 같은 얘기로 호기심은 물론 흥미진진하다. 업체가 발견했다면 관련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게 이런 심리작용의 일환이다.

▼ 사실 보물을 찾았다는 성공사례는 극히 드물다. 2000년 삼애앤더스란 회사가 패전한 일본군함이  20조 원 상당의 보물과 함께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고 소문을 퍼뜨렸다. 당시 2000원짜리 주식이 1만7천여 원으로 8배나 뛰었으나 결국 파산했다.

▼ 이 시기에 법정관리 절차 중인 동아건설이 러시아 수송선인 돈스코이호가 50조 원~1백50조 원에 이르는 보물을 싣고 울릉도 근해에 침몰했다 해서 탐사작업에 나섰다. 300원 하던 주식이 3000원으로 10배나 올랐을 뿐 성공하지 못했다. 그 후 거제와 인천 앞바다 등에서 보물선 탐사와 인양작업이 벌어졌고, 이런 파동이 한국인들이 허황된 꿈을 키우는데 한몫했다.

▼ 1975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송.원나라 시대의 청자 도자기를 무더기로 발견한 성공 사례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 후 진도 보물 사건은 김대중 대통령 인척인 이용호 게이트로 번져 나라 망신을 시키기도 했다. 요즘 오랜동안 묻혀졌던 돈스코이호 보물선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이 신일그룹(현 신일해양기술)과 관련 업체를 사기 혐의로 전격 압수 수색에 나섰다. 또 보물선이 나라 망신시키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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