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투어패스를 아시나요
전북투어패스를 아시나요
  • 이흥래
  • 승인 2018.08.07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기상 입추를 넘겼지만, 여전히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엔 32-33도만 넘으면 폭염이라고 말했지만 요즘 그 정도는 더위 축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온 나라가 펄펄 끓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백십 수년 만에 가장 더웠다는 올여름 폭염이었지만 지구 온난화 등 환경여건을 보면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앞으론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푸념들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지구환경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인간에 대한 자연의 대반격이 시작된 게 아닐까. 더위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하도 더위가 극성을 부리니 하는 얘기다.

 이렇게 폭염이 맹위를 떨치던 며칠전 저녁 무렵, 서울에 사는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지금 전주 경기전 앞에 있다는 전화였다. 전주에서 근무했을 때만 해도 자주 만났던 그인지라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만나보았다. 퇴직했지만, 여전히 풍채가 좋은 그는 아는 분이 준 전북투어패스를 받고 친구와 함께 폭염의 서울을 탈출해 전주에 왔다는 것이다. 덥기는 전주도 마찬가지지만 덕분에 고향에 왔다며 전북투어패스를 꺼내 보여주기까지 했다. 언젠가 언론에서 들었던 적도 있고, 고속도로에서 홍보 입간판을 본적은 있었지만 사실 전북투어패스를 본 것도 처음이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더더구나 몰랐는데, 그는 이 카드를 제법 잘 썼노라고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카드 하나로 싸고 편하게 누리는 전북 여행이란 글귀가 적힌 전북투어패스 소책자를 보니 8,300원짜리 1일권 카드를 사면 전북 도내 14개 시군의 주요 관광시설과 60여개 유료 시설을 자신이 갈 수만 있다면 제한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내버스와 공영주차장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고, 천여 개의 맛집이나 숙박시설, 공연장 이용시에도 상당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2일권, 3일권, 전주 한옥마을권 등으로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고, 관광용과 교통용으로도 세분돼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혜택을 지닌 자유이용권형 관광패스가 바로 전북투어패스인데 국내에서는 우리 전북이 최초로 고안해서 지난해부터 실시중인데 타 시도와 기초단체 등의 벤치마킹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효용성이 높은 제도인데도 전북투어패스의 구매는 기관이나 단체가 홍보용으로 구입하는게 대부분이고 일반인들의 구입은 여전히 저조하다고 하니 홍보에 문제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내가 만난 지인 역시 선물 받은 게 아니었으면 어찌 고향 투어패스를 이용할 수 있었을까. 요즘 민선 7기를 맞아 관광객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하지만 투어버스나 투어패스 등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면 그 성과가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걱정된다.

 요즘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시기를 맞아 젊은이들 못지않게 이들의 여행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봐도 온통 해외여행 이야기만 무성하지 국내여행은 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 전라북도만 해도 얘기만 들었지 못 가보거나 안 가본 관광지가 너무도 많고, 곳곳에 그럴듯한 체험시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늘 해외여행 못 가 안달이 나 있으니 등잔 밑이 어두운 관광행태가 아닌가 한다. 이제 찬바람도 슬슬 날 터이고 전북투어패스 들고 한바퀴 돌아나 봐야겠다.

이흥래<전북연구원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