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한 이성과 차가운 문체로 쓰여진 스릴러 소설.
스릴러 소설은 출판계에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장르 중에 하나로 통한다.
최근 신아출판사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스릴러 소설의 명가를 꿈꾸며, 장편소설 ‘자살로 위장해 드립니다’와 ‘블랙골드’를 각각 펴내고 독자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채비를 마쳤다.
▲자살로 위장해 드립니다
최진환의 장편소설 ‘자살로 위장해 드립니다’(신아출판사·1만 3,800원)는 소설의 설정부터 상당히 충격적인 작품이다.
지난 17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두 번의 전쟁을 겪고 나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나라가 어려워지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기 저기에서 발버둥을 치면서, 지옥 같은 세상은 결코 이들이 빠져나갈 출구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에 민초들은 김삿갓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자살로 위장해 자신을 죽여 달라고 의뢰하기까지 하는데.
저자인 최진환 작가는 “하루 마흔 명 가까운 사람들이 가슴 아프고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희망이 없는 시대라고 불리는 이 시대에, 자살을 하려는 다양한 사람들의 죽음의 이유를 통해 조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블랙골드
한유지의 장편소설 ‘블랙골드’(신아출판사·1만 3,800원)는 작가의 파격적인 상상력이 구현된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패전한 일본이 한반도에 금괴를 숨겨 놓았다는 설정에서, 금괴의 행방을 추적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작가가 구현시킨 소설의 세계는 결코 허무맹랑해 보이지 않는다.
일단 사건의 발단부터 극단을 배제하고 있다.
소설 속에는 평범한 두 사람이 어느 날 드론을 날리는데, 보통의 사람들이 누리는 일상과는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그 도론이 미군 기지를 촬영하다가 추락해 버리는 사고를 일으키고, 여기에서 평범한 두 사람의 일상은 바뀌게 된다.
평범한 일상이 뒤틀리면서 빚어지는 의문의 사건들과 인물들의 조우는 엄청난 비밀을 추적하는 매개체로 작용하는데.
저자 한유지 작가는 전작 ‘살인자와의 대화’에서 고어 스릴러 형태의 소설로 극명하고 기이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이번 작품은 현실감 있는 사건과 역사성을 배태해, 생생하면서도 현실감을 응축시킨 저자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신아출판사 관계자는 “지긋지긋한 무더위를 단 한 번에 날려 버리는 방법 중에 스릴러 소설을 읽으면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 될 것”이라며, “요즘 침체된 장르 소설에 새로운 불꽃을 쏘아 올리기 위해 독자들의 오감을 자극할 스릴러 소설을 계속 출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