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들고 떠나라! 독서로 하반기를 준비하라
책을 들고 떠나라! 독서로 하반기를 준비하라
  • 조석중
  • 승인 2018.08.01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미쳐야 미친다
 독서에는 시기가 따로 없지만, 여름 휴가철 독서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휴가라는 것이 잠시 떠나는 것인데 그 시간을 통해서 나의 위치나 자신이 속한 직장에서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좀 더 구체적인 고민을 할 수 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떠나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때 옆에 책이 있다면 좀 더 생각이 구체화되고 체계적으로 정리될 수 있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111년만의 폭염에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에도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한다. 반바지에 모자하나를 눌러쓰고 책 한장 한장을 넘겨가는 어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요즘이다.

 휴가와 독서가 요즘의 키워드만은 아닌 것이, 조선시대에는 아예 선비들에게 휴가를 주고 책을 읽게 한 제도도 있었다. 집이나 한적한 절에서 책을 읽도록 배려했고, 독서에 필요한 비용을 대준 것은 물론 음식과 의복까지 내렸다.

 조선 세종 8년(1426년)에 집현전 학자인 권채, 신석견, 남수문에게 어명이 떨어진다. “일에 치여 제대로 공부할 시간이 없을 테니 당분간 본전에 나오지 말고 집에서 열심히 독서를 해 성과를 내도록 하라” 이게 바로 휴가를 줘 책읽기에 전념하도록 한 ‘사가독서제’다.

 세종 때 시작된 ‘사가독서제’는 간혹 중단되는 곡절을 겪으면서도 300년 이상 유지가 됐다. 성삼문, 신숙주, 서거정 등 걸출한 인재들이 혜택을 받았다. 성종 때는 독서당도 지어 학문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배려했다. 현재 이와 같은 독서당의 구실을 할 수 있는 곳은 의외로 너무 많다. 동네 근처의 커피숍은 물론, 도서관 등도 참 좋은 공간이다.

 하반기를 구상하는 생각, 그리고 휴가의 깊은 휴식을 책과 함께 해보자.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연구소 등에서 ‘CEO에게 추천하는 휴가철 도서목록’등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찾아보기가 조금 어렵다. 몇몇 책들을 살펴보려고 살펴보았더니, 외국의 경우에는 파이낸셜 타임즈, 포브스 등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 전문잡지 등에서 나름의 주제로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책의 목록을 만들어서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책들은 주로 현재 인생에 대해서 뒤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책들이 많다.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 그리고 <이솝우화>도 눈에 띈다. 대체적으로 현실을 좀 더 떨어져서 생각을 정리해주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 기관 중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권을 선정해서 공지를 했다.

 하반기를 준비하고자 책을 추천해달라는 분들에게 한양대학교 정민 교수의 <미쳐야 미친다>(푸른역사)라는 책을 추천한다. 한자로 말하면 ‘불광불급(不狂不及)’이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즉 어떤 한 분야에 정말 미친 듯이 몰입해야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다양한 선비들의 열정과 광기를 탐색한 이야기다.

 학문도 예술도 나를 온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예술적 성취 속에는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광기와 열정이 있었던 것이다. 요즘 시대엔 예술가뿐이랴? 자신의 일을 통해서 일가를 이루고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불광불급(不狂不及)’ 해야 한다.

 폭염 속에서도 삶은 계속 되어지기에 열기보다도 앞으로의 미래에 특히 하반기를 준비하면서, 깊은 한숨으로 밤잠을 지새우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절망 속에서도 성실과 노력으로 자신의 세계를 우뚝 세워 올린 노력가들을 책을 통해 만나기를 권유한다. 그들의 삶에 나를 비춰보는 일은, 이 시대를 건너가는데 작은 위로와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쳐야 미친다!

 성장하려는 이들의 화두가 되었으면 좋겠다. 날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다양한 모임과 행사에 참여하면서도 아쉬움이 있고, 선택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자신의 성장에 의문점이 든다면, 무엇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주체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주체를 세우는 일은, 식견을 갖추고 통찰력을 지녀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남들 하자는 대로 하고, 가자는 대로 가고, 오라는 대로 이리저리 몰려다니기만 하면 도대체 자신의 일은 언제 할 수 있겠는가?

 손에 책을 들고 나만의 독서당으로 떠나라, 책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해법을 찾고 힘을 재충전하라. 하반기를 준비하는 최고의 방법 ‘독서’다.

 /=조석중(독서경영전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