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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액션영화가 아닌 진짜 첩보영화 '공작'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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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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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영화라고 하면 흔히 숨 막히는 추격전과 곡예에 가까운 총격전, 근육질의 첩보 요원들이 맨손 격투를 벌이는 화려한 액션 시퀀스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는 할리우드식 첩보영화 때문이다. '본 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첩보영화의 주인공은 스파이라기보다는 슈퍼 히어로에 가까운 활약상을 보인다.

그러나 실제 스파이가 추격전이나 총격전을 벌일 리는 만무하다. 추격전이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임무 실패를 의미하고, 스파이가 총을 꺼내 들었다면 타깃은 적이 아니라 자신일 가능성이 더 크다.

윤종빈 감독의 신작 '공작'은 가장 사실적인 첩보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는 과거 회상 장면을 제외하면 단 한 발의 총성도 울리지 않고, 단 한 차례도 주먹질이 오가지 않는다.

액션 장면은 한 컷도 없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밀도 있는 긴장감을 유지한다. 등장인물들은 달러와 도청기, 대화로 총과 칼을 들고 펼치는 액션 장면 이상의 긴장감을 끌어낸다.이를 두고 배우들은 액션은 없지만 '구강액션'을 펼쳤다고 평했다.

대북 공작원 박석영(암호명 흑금성)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밀도 있는 대사와 심리전으로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렸다"고 말했고,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 역을 맡은 조진웅 역시 "묵직한 긴장감을 직구처럼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이 첩보액션 영화가 아닌 사실적인 첩보영화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가 '흑금성 사건'이라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흑금성' 박채서 씨는 수없이 국경을 넘었을 대북 공작원 중 가장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스파이로 꼽히며, '흑금성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다.

윤종빈 감독은 "다른 영화를 준비하던 중 흑금성이라는 스파이를 처음 알게 됐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스파이가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래서 사실에 기반을 둔 첩보극을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1993년 북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자 정보사 소령 출신으로 안기부에 스카우트된 박석영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해 북의 고위층 내부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다.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조진웅 분)과 대통령 외에는 가족조차도 그의 실체를 모르는 가운데 대북사업가로 위장한 흑금성은 베이징 주재 북한의 고위간부 리명운(이성민 분)에게 접근한다.

그는 수년에 걸친 공작 끝에 리명운의 믿음을 얻고 그를 통해 북한 권력층의 신뢰를 사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1997년 남한의 대선 직전 흑금성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남북 수뇌부가 은밀한 거래에 나선 것을 감지하고 내적 갈등에 휩싸인다.

신분 세탁을 위해 엘리트 군 간부였던 박석영이 신용불량자가 되고, 북한 핵심부와 연을 만들기 위해 조선총련계 사업가에게 접근하는 장면은 모두 박채서 씨가 실제로 벌인 공작의 일부다.

윤 감독은 "굳이 액션을 첨가하지 않아도 실화가 주는 재미와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한반도의 비극이 지금까지도 지속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그렇게 싸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조진웅과 주지훈이 연기한 최학성과 정무택은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다.

한 사람은 남한에, 다른 한 사람은 북한에 몸담고 있지만 이들은 조국을 위한다는 신념이 가득한 인물이다. 그러나 투철한 신념을 지닌 두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 대의보다 자신의 이익과 권력 유지를 우선시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흑금성' 박석영과 북한 노동당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의 국경과 이념을 뛰어넘는 브로맨스는 인상적이다.

서로 필요 때문에 만났지만 함께 한 시간이 쌓일수록 신뢰는 탄탄해지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상대를 지켜주는 관계로 발전한다. 두 사람이 말없이 연출한 엔딩장면은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8월 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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