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은 전라북도와 진안군,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소장 곽장근)에서 실시한 발굴조사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식 발표했다.
군에 따르면 발굴조사된 제동유적에서 구리를 생산했던 제동로(製銅爐) 2기와 대규모 폐기장, 건물지 1기가 조사됐다.
이 유적은 고려시대를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삼국시대 토기가 일부 수습돼 고려시대 이전부터 운영되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진안 동향면 지역은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 등 문헌기록에 등장하는 특수행정구역인 동향소(銅鄕所)가 있던 곳으로, 구리 생산유적이 존재할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제동로와 폐기장 등이 확인되면서 문헌기록으로만 알려졌던 동향소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조사된 제동로는 모두 노벽(爐壁)과 배재구(排滓口) 등의 상부구조는 유실되었고 노를 축조하기 위한 하부구조만 남아있다.
제동로 동남쪽에는 흘러내린 유출재(流出滓)가 남아 있으며, 이와 가까운 곳에 지형을 다듬어 슬래그를 배출하기 위한 시설인 배재부(排滓部)가 조성되어 있다.
그동안 구리를 2차 가공해 완성품을 만든 흔적은 부여 관북리, 익산 왕궁 등에서 조사됐으나 원석에서 구리를 1차적으로 생산한 유적은 경주 일부 지역 외에는 조사된 예가 없다.
이에 따라 제동유적이 전북지역 초기 철기시대 및 전북가야 유적 출토 청동유물 등의 원료 산지와 유통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