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북문화재연구원(원장 김규정)은 부안 유천리 요지 제3차 발굴조사현장(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290-18)에서 요업과 관련된 시설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발굴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요업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건물지와 소규모 작업장, 최상급 청자와 백자 조각, 도자기 거푸집인 도범(陶范) 조각,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한 도구 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조사 지역은 완만한 구릉을 평탄하게 조성하고 동서 방향 석축(石築·돌로 쌓은 시설)을 설치해 도자기를 굽는 곳 전체를 몇 개의 구획으로 분할하고 있다. 그 중앙에 자리한 석축은 길이가 약 38m이며, 최고 높이 42㎝로 약 4단 정도가 남아 있다.
석축 안쪽에 조성된 대형 건물터는 정면 5칸, 측면 1칸 규모로 나타났다. 건물터와 석축 주변에서는 도자기 제작을 위해 마련한 부속시설로 판단되는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확인됐다.
아울러 건물터의 서남쪽에 인접한 유구 내에서는 관(官)자명의 기와가 출토됐다.
전북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3차에 걸친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자기가마, 건물지, 고급자기, 도범 조각, 관·신동 명이 새겨진 기와 등을 미루어 볼 때 조사 지역이 고려시대 왕실에 공납한 최상급 관용 자기를 생산하던 곳으로 판단된다”면서 “자기제작과 관련된 건물지 등이 확인됨으로써,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자기 제작공정과 운영 실태를 밝혀내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앞서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는 2015년 이후 두 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시대 자기요지 1기와 건물지 2동을 확인했다.
이번 발굴조사 성과에 대한 현장설명회는 26일 오전 10시 30분 발굴현장에서 개최한다.
김미진 기자, 부안=방선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