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伏)날 보양식
복(伏)날 보양식
  • 이상윤 논설위원
  • 승인 2018.07.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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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중 가장 무더운 기간이 삼복(三伏) 중이다. 어제 초복(初伏)으로 한 달여 지속되는 복(伏)이 시작됐다,

▼ 사실 요즘은 연일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찜통더위로 하루하루가 삼복더위다. 매일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무더위다. 옛부터 우리나라에서 복중에 먹었던 여름 시식(時食)은 5~6가지로 다양한 편이다. 물론 복날 보양식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음식은 단연 개장국이다.

▼ 개고기를 삶은 후 파를 듬뿍 넣어 다시 삶아 낸 게 개장국이다. 여기에다 닭고기나 죽순을 넣고 후추를 쳐서 밥을 말아 먹고 땀을 흠뻑 쏟고 나면 더위도 보내고 보신도 되는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세시기(歲時記) 등에 전해오는 기록을 보면 떡가래를 잘라 골무처럼 둥글게 단자를 만들어 차가운 꿀물에 적셔 먹는 골무 떡을 복날에 먹었다고 한다. 나이만큼 수의 골무 떡을 먹으면 몸보신이 된다 해서 즐겨 먹었다.

▼ 또 수각아(水角兒)라는 만두피 속에 소고기, 돼지고기나 닭고기, 호박을 다져 넣어 김에 싸서 초장에 찍어 먹는 음식도 있었다. 이외에 복날에 팥죽을 끓여 먹기도 하는 등 이처럼 복날 보신식이 다양했으나 근대화과정에서 거의 단절되고 지금까지 복중 시식으로 전해오는 것은 삼계탕과 보신탕이라 불리는 개장국이다.

▼ 동물단체 등의 항의로 보신탕이 서러움을 받고 있지만, 중국 진(秦)나라 때 삼복 날 제사에 개(犬)를 희생하고 있어 오래 전부터 먹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 나라에서도 개를 잡아 먹고 있는 여름 시식 문화는 우리와 다름없다. 국제화 시대에 국가 이미지 때문에 복날 시식으로 대종을 이루던 보신탕이 여름 보양식에서 멀어지고 있어 무상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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