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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공개상영된 첫 북한영화 '우리집 이야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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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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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국가에서 영화는 중요한 프로파간다(선전·선동)의 도구다.

공산주의 국가의 영화는 인간의 내면이나 예술적 가치를 표현하기보다 당의 사상이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북한의 영화 역시 예외는 아니다. 체제 선전과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데 주안점을 뒀고, 자연히 남한에서 북한 영화의 공개 상영은 지금까지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최초의 북한 영화 공개상영회를 개최했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남북문화교류의 하나로 정부로부터 북한 영화 9편의 공개 상영 승인을 받은 것이다.

영화제 측이 상영 승인을 받은 북한 영화는 '우리집 이야기',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 '불가사리',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등이다.

이 가운데 '우리집 이야기는'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에서 최우수영화상을 받은 작품으로 15일 밤 부천시청 야외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영화는 '우리집'의 가족사진을 비추면서 시작한다. 평안남도 남포 인근의 강선에 있는 이 집의 식구는 은정, 은향, 은철 셋뿐이다. 남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은정도 이제 겨우 15살에 불과하다.

아버지는 오래전 세상을 떠났고 맏이인 은석은 최전방에서 군 복무 중인데 엄마마저 얼마 전 숨을 거두고 말았다.

졸지에 소녀 가장이 된 은정은 동생들을 돌보느라 학교 성적마저 떨어지고 만다. 이웃집 언니인 정아(백설미 분)는 매일 은정의 집을 찾아가 이들을 친동생처럼 보살피지만, 자존심 강한 은정은 정아에게 매몰차게 대한다.

은정의 홀대에도 정아는 끝까지 이들을 살뜰하게 대하고 정아의 노력은 강선 지역 노동당 책임 비서인 김송학의 귀에도 들어간다.

김송학은 목수 아저씨 행세를 하며 은정의 집을 찾아가 망가진 문 손잡이를 고쳐주는 등 알게 모르게 남매의 뒤를 봐준다.

계속되는 정아의 노력에 자존심 강한 은정도 차츰 마음을 열게 되고, 정아의 선행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귀에도 들어가 '처녀 어머니'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영화의 초반은 정아와 은정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를 찬양하는 장면과 대사가 많이 포함된다.

정아가 마지막으로 '우리집 이야기'에 적은 글귀는 '우리의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 우리 집은 당의 품'이다.

또 은향의 넥타이를 다려주면서 "원수님이 '사랑하는 온 나라 소년단원들'하고 불러주실 때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울었단다. 명심해 이 붉은 넥타이는 우리 당 깃발의 한 부분이란다"라고 말한다.

책임비서 김송학 역시 이상적인 당 간부의 표상으로 등장한다. 그는 정아 어머니가 당뇨병으로 쓰러지자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기도록 하고, 은석에게 어머니가 숨진 것을 숨겨온 정아와 은정 남매를 위해 자신이 은석의 부대를 방문해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전하기도 한다.

이 영화에는 북한사회의 최근 모습이 담겨 있다. 물론, 선전성이 강한 영화인만큼 어느 정도 미화한 측면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겠으나 오늘날 북한사회를 엿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다.

정아가 일하는 급양관리소와 은정 남매의 부모가 일하던 강선제강소의 모습이 소개된다. 강선제강소는 북한의 대표적인 철강 생산 공장이다. 최근 미국의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강변에 비밀 핵 시설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은정의 동생 은철이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푸마'의 축구 유니폼을 입은 점, 북한에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세 평방의 정리'라고 부르는 것도 눈에 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우리에게 어색한 북한 발음이 들리거나 가끔 유머 코드를 심어놓은 대목에서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자 곳곳에서 박수가 나왔으며, "잘 만들었네", "눈물 나왔어" 같은 감상평이 들려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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