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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조작… 사기죄 등 법리검토 필요성 있어
최성태 변호사·전주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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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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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조작사태가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군다나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은행들 스스로가 자체조사를 통해 과다 수취한 이자를 환급하도록 권고하는 것에 그치고, 금융위원회 역시 해당 은행에 대한 징계 등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지 금융위원회가 제재를 검토해보겠다고 했지만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점검대상이었던 9개 시중은행 중 3개 은행이 과다 수취한 이자의 규모를 공개했는데, KEB하나은행이 252건 1억 5,800여만 원, 한국씨티은행이 27건 1,100여만 원, 경남은행이 12,000여건 25억여 원이었다. 특히 경남은행의 경우 “이자를 많이 받기 위해 고의로 소득정보를 누락한 것은 아니고, 지점의 단순한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고객의 소득을 적게 입력하거나 담보가 없는 것으로 입력해서 더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했다. 그밖에 신용등급이 상승한 고객이 금리인하 요구권을 행사하자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는 인하하고 우대금리를 적용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결국은 종래와 동일한 금리가 유지되도록 하는 등 대출금리를 조작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은행의 이러한 금리조작 행위를 처벌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은행법상으로는 마땅한 규정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형법상 사기죄는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자기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형법 제347조 제1항, 제2항).

 은행은 대출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소득과 신용등급을 확인하기 위해 근로(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 종합소득금액증명원, 재산세납부내역, 개인신용정보제공동의서 등의 서류를 요구한다.

 물론 은행과 고객의 대출거래는 사인간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이기 때문에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수령한 자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금리를 산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출거래에서 고객이 제출한 소득 및 신용등급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금리를 산출한다는 것은 (물론 그 금리적용이 은행의 재량이기는 하지만) 은행과 고객 사이에 암묵적으로 합의 내지 전제된 사항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고객이 제출한 자료에 의해 확인되는 소득과 신용등급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전산에 입력하여 낮은 금리를 산출하는 것은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한편 고객으로서는 은행이 위와 같이 허위의 소득과 신용등급을 기재하여 산출한 금리가 ‘자신이 제출한 자료가 정확하게 반영되어 산출된 금리’라는 착오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착오상태에서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이자를 납입함으로써 은행은 초과 수취한 이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므로,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관점을 바꾸어, 만약 고객이 저리로 대출받기 위해 소득이나 신용등급에 관련된 서류를 위조하여 본래의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문서위조에 대한 처벌은 별론으로 하고) 당연히 사기죄가 성립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반대되는 상황인 금융기관의 금리조작의 경우에도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특히 경남은행이나 KEB하나은행과 같이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건수가 많은 은행의 경우 지점장이나 담당직원의 독자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은행 차원에서 지시·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처벌의 필요성도 적지 않다.

 감독기관은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사태에 대하여 적극적인 법리검토를 통해 현행법상 적용 가능한 처벌규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최성태(변호사·전주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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