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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읍을 보라
이흥래 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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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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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어느 신문에서 한국 정치의 시대와 전망은 이번 지방선거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가 첫 민주적 선거였던 5.10 제헌의원 선거와 정권교체 시대를 연 1997년의 대통령 선거와 견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과거 편가름식 양분(兩分)정치와 진영의 울타리에서 놓여나는 출발점으로, 지난 대선에서부터 이어져 온 상식과 다양성의 승리였다고 분석했다. 또 이 같은 선거가 가능하게 된 것은 정치적 다름도 옳다면 지지할 수 있는 유연한 유권자와 여론층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대단히 옳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6.13 선거 이전부터 전라북도 지역의 대체적인 여론은 과연 더불어 민주당의 독주가 어느 정도일까라는데 모아진 듯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따른 지지율 고공행진에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전후해 김정은과 트럼프까지 선거에 찬조출연 하다시피 했으니 더불어 민주당의 독주는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나름대로 악조건(?) 속에서도 전북은 이번 선거에서 4명의 비민주당계 단체장을 배출했다. 물론 선거 이전부터 익산은 정헌율 현 시장의 경합우세, 임실과 무주는 무소속 후보들의 강세가 예상됐지만, 고창은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던 터여서 고창군의 선거결과는 이번 선거 최대의 이변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인물론과 상대 후보측의 갑질행태 등을 승리의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고창읍 사람들의 선택이 자리잡고 있다.

 선거가 끝난 후 모임에서 만난 유기상 고창군수 당선자는 무엇보다도 지긋지긋한 돈과 관권 선거에서 이겨냈다고 강조했다. 상대후보가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가운데 가장 재력가인데다 현역이었던 만큼 선거가 절대 쉽지 않았음은 선거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유기상 후보는 고창군 지역 14개 읍면 중 고작 4개 읍면에서만 승리했다. 당연히 질 것 같은 선거였지만 유 후보는 고창읍에서만 상대보다 무려 2천450여 표를 더 얻어 천 80여 표 차의 기적 같은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과연 고창읍 주민들 판단의 근거는 무엇이었던가. 그런데 고창읍 주민들은 4년 전 군수선거에서도 비록 백여표 차이로 낙선하기는 했지만, 농림수산부 차관을 지냈던 정학수 후보에게 7백여표를 더 지지한 바 있어 이번 선거결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있다.

 사실 더불어 민주당이 압도적인 지지율 속에서도 패한 지역은, 패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인물론에서 뒤지고 토론회에서도 별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정당 바람에만 기댄 구태의연한 선거운동 등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이제는 생활 정치의 현장으로 주민들을 더 잘 안내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창읍 선거결과는 말해주고 있다. 이제 7기 민선시대의 개막! 언제까지 내 편 네 편 편가르기식 진영논리와 정당바람에 기대어 주민들을 현혹할 수 있을까. 비상식을 거부하려는 우리 정치의 변화를 눈여겨보기 바란다.

이흥래<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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