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習, 세계화시대에 맞는 기본태도 길러야
學習, 세계화시대에 맞는 기본태도 길러야
  • 국방호
  • 승인 2018.07.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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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수업에서 무임승차하려는 학생이 많아졌어요!” 공개수업을 한 교사와 대화하는 가운데 나온 얘기다. 학생들의 활동이 수업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모둠수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네 명이 한 조가 되어 각자가 임무를 수행한 후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조의 책임자가 대부분의 일을 수행하고 나머지 조원들은 책임을 소홀이하면서도 결과물은 똑같이 가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대책은 무엇인가요?” “각자가 맡은 업무를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중간 결과물도 제출하도록 했어요!” 충분히 공감을 한다. 대개 조를 편성할 때는 활동을 이끌어갈 책임 있는 조장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으로 임명하고 나머지 조원들은 석차 순으로 고르게 배정을 한다. 모둠활동의 목적은 조원 간에 서로 협력하고 지식을 공유하면서 사회성도 기르고 공동체의식도 갖게 하는 데에 있다.

  다른 과목과 달리 수학과 영어교과는 학생의 학력차가 크다. 따라서 모둠을 이용한 수업은 학습자 간의 소통을 통해 학습효과도 높이고 친밀감도 기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수업개선에 대해 얘기를 나눈 수학교사의 경우 배율과 급수를 가르치기 위해 어린 시절에 많이 했던 종이배 접기를 하고 포물선 단원에서는 구멍이 뚫어진 상자를 통해 모래가 빠져나간 뒤 생기는 현상까지 시행하고 있었다. 또한 과학시간에는 미세먼지의 원인과 예방이라는 주제에서 원자력발전의 손익을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자기기의 발달은 무엇이든지 노력하지 않고 쉽게 얻으려는 사고가 수업현장에서도 빈번히 목격된다. 영어수업을 보면 사전 찾기와 쓰기를 즐겨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옛날 같으면 사전을 너무도 많이 사용해 귀퉁이가 접어진(dog-eared)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요즈음은 아예 사전을 갖고 있지 않다. 찾는 습관을 길러주려고 전자사전 대신에 종이사전을 영어전용 교실에 비치하였지만 교사가 지시하지 손도 대지 않는단다. 모둠활동에서 나타난 현상과 유사하다.

  주변에서 “외국어 배울 필요가 없어, 번역기가 있잖아!” 하는 얘길 종종 듣는다. 외국을 여행하다가도 모르면 휴대폰에서 찾아보면 된다는 식이다.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면 문장까지 번역되어 나온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다. 학창시절의 습관은 평생 지속된다. 다시 말해서 스스로 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고가 심어져야 한다. 흔히 말하는 DIY(Do it yourself) 의식이다.

  평소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하면 기본회화는 할 수 있는 데에도 어떤 일이든 쉽게 얻으려는 태도가 문제다. 최근에는 외국어습득도 재미있게 이루어진다. 학습의 모든 단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 “그림을 그리면 보인다”고 하는 Visual Thinking(디자인 펌킨 출판)이다. 초보단계에서 해당하는 그림을 보면서 단어를 암기하고 고급수준에서도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서 영어로 설명하는 것이다. 본인의 생활을 중심으로 한 그림을 그려서 단어나 문장을 쓰고 표현하면 금상첨화다. 교실 밖에서 혼자도 가능하다.

  외국어의 습득이 단순히 여행에 그쳐서는 아니 된다. 외국어는 그 나라의 경제, 문화, 정치, 역사까지 알 수 있는 도구가 된다. 특히 국경 없는 시대에는 외국어는 최고의 소통수단이고 문화수준이다. 트럼프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손녀가 당시를 읊은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더구나 근래에 청년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 외국어는 해외취업의 문을 넓히는 수단이 된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학습에서 ‘습(習)’의 의미가 새가 날갯짓을 하는 형상인 것처럼 삶과 더불어 학습은 스스로 연습하는 것이다. 오래 전에 청소년들에게 많이 읽혀졌던 『어린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 Stone Seagull)』 (리더드 벅)에서 어미로부터 꾸중을 들으면서도 친구들 몰래 혼자 날기를 연습해 하늘을 날던 갈매기처럼 세계화 시대에 지구촌을 비상하려는 사고를 갖게 하는 것이다. 수업은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려는 의지를 길러주고 시야를 넓혀주는 것, 교실에서 익힌 날갯짓으로 세상을 훨훨 나는 제자들을 상상해본다.

 국방호(전주영생고 교장·전북중등영어교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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