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숙선 명창의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
안숙선 명창의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7.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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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과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이 공동으로 제작에 나선 작은 창극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이 전북 남원에서 첫 무대를 갖는다.

 지난 6월 서울 국립국악원에 이어 오는 6일 오후 7시 30분, 7일 오후 3시에는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두 차례 공연을 열게 됐다.

 안숙선 명창과 함께하는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화용도로 들어선 순간 매복하고 있던 관우를 맞닥뜨리게 되고, 적벽강에서 죽은 백만 대군들이 조조를 원망하는 울음(새 타령)이 무대에 울려 퍼지며 극의 분위기가 점점 고조된다.

 본래 화용도는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대패한 후 화용도로 도망가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으로, 당대 명창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면서 화용도 타령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 작품은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인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극작과 연출을 맡아 적벽대전의 긴박함을 바둑판에 빗대어 패전, 실패, 권모와 술수로 가득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돌아 보게 만들고 있다.

 현존하는 판소리 중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적벽가 줄거리에 두 신선이 인간들의 모습으로 바둑을 두는 모습을 나타내, 극의 분위기를 보다 익살스럽게 이어 나가게 하는 특징을 담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적벽대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술과 전략에서 벗어나 전장 속의 영웅들이 마주하는 역경과 좌절, 영웅들 간의 의리 등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내적 갈등을 무대 위에서 나타낸다.

 적벽가는 흔히 박진감 넘치는 장면 때문에 남성적인 소리로 전해져 왔는데, 이번 창극에서는 출연진을 대부분 여성 소리꾼으로 구성해 성별의 한계를 뛰어 넘은 섬세하면서도 인상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 안숙선 명창
  이번 창극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안숙선 명창이다.

 안숙선 명창은 이번 작품에서 생애 처음으로 조조 역할을 맡았으며 관우, 정욱, 유복, 문빙 역에는 국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의 여류 명창인 유미리, 염경애, 김송, 정승희가 도맡아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이번 무대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판소리와 철현금(줄이 철로 된 거문고)의 만남이다.

 적벽가가 지닌 역동성을 철현금 특유의 거칠고 박진감 넘치는 연주로 소리의 멋을 한껏 더하면서 극적인 분위기도 함께 이끌어낸다.

 무대 음악의 작곡은 연출을 맡은 지기학 예술감독과 여러 차례 창극 작품에서 신뢰를 쌓은 김백찬 작곡가가 맡았다.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 원장은 “이번 공연은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고 삶의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 소리꾼들이 재능을 발산하는 기회를 갖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제작에 일조함으로써 창극을 보다 활성화하는 기관으로 자리를 확고히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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