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시대, 신문의 위기<상>
소셜 미디어 시대, 신문의 위기<상>
  • 이보원
  • 승인 2018.07.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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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시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 커뮤니케이션 학과 마틴 라바 교수는 미디어 대중문화 수강생 160여 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의 답변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다. 소위 전통적 대중매체인 신문과 TV의 뉴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미디어 이용자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럼 학생들은 과연 어떤 미디어로 소통하고 있을까. 바로 소셜 미디어다.

마틴 교수는 편리성과 젊은 층의 선호에 따라 소셜미디어(SNS)를 거의 맹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화적 배경와 뉴스의 이면을 이해하지 못한 소셜미디어 이용으로 왜곡된 메시지 전달이나 가짜 뉴스에 노출될 수 있다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소셜미디어는 페이스북 카카오페이지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트위터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가입자들이 서로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면서 대인관계망을 넓힐 수 있는 플랫폼을 말한다. SNS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입으로 직접 뉴스를 말하거나 전달하고 그 뉴스 전달자 주변에 몰려든다. 개개인이 뉴스 생산 주체이자 소비 주체인 시대다.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등 국가 지도자들도 트위터로 국가적 중대 결정 사항을 발표하거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의견을 피력한다.

소셜 미디어가 유력 정치인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채널로 빠르게 기존 미디어를 대체한다.

미디어 파괴자라 불릴 만큼 소셜미디어의 파급력은 기존 매체 존립에 위협적이다. 소셜미디어에 밀린 페이퍼 뉴스 즉, 신문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독자층들의 이탈과 젊은층의 소셜미디어 선호로 신문을 찾는 독자수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런 신문 산업의 위기는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해외 언론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문의 존립과 생존을 위해서도 그렇고 기존 미디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가짜 뉴스등 부작용과 폐해의 확산에 따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다.

 필자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획취재단으로 캐나다 밴쿠버시 지역 언론의 실태와 미디어 리터러시 현황을 현지 취재했다.

미디어 리터러시(에듀케이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상 게이트 키핑 기능을 갖추지 못한 소셜 미디어에 청소년과 젊은층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파급효과가 지대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와 그 생산물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며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의미한다.

밴쿠버시 지역 신문사들에게도 신문의 난립과 소셜미디어의 확산은 크나큰 위협이자 도전이 되고 있었다.

밴쿠버 지역 최대 일간 밴쿠버 선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의 영향으로 뉴스페이퍼의 광고 수입과 독자수가 줄면서 위기를 맞고 있었다. 비용을 절감하고 대체 수입원 개발에 골몰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오프라인 독자 유지를 위해 신규 독자확장 캠페인 대신 현재의 독자층을 붙잡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오프라인 신문제작 인력을 전체의 3분의1로 축소하는 대신 인터넷 뉴스 업데이트와 광고 기사 형태의 콘텐츠 워크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난해 창간 50주년을 맞은 밴쿠버지역 주간 스트라이트는 지역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신문이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소셜 미디어의 파고를 피하지 못했다. 70~80년대 석유파동으로 인한 경기 침체 이후 유가지 정책을 포기했다. 도심 곳곳에 신문 부스를 설치하고 신문을 무료로 제공한다. 수입과 무관한 부스 설치에 점용료까지 납부하는 바람에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다민족 사회와 민족별 커뮤니티 활성화도 독자 확대와 광고 수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기 기사에 대한 독자 후원 펀딩 등 새로운 수입원 창출에 나서고 있지만 경영난은 갈수록 가중되는 추세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보원 논설위원/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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