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잔잔한 비밀
감성의 잔잔한 비밀
  • 강명선
  • 승인 2018.07.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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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본능적으로 작용하는 감정의 샘물이 쏟아지는 시점에서 작품을 시작하게 된다.

 감정의 끌림은 여러가지 빛을 만들어 주고, 그 빛 속에서 여러가지 색을 내어 주는 오묘한 역할을 한다.

 예술과 감정의 원리들은 이런 곳에서 많은 힌트를 준다. 예술이 없으면 감성도 없고 감성이 없으면 예술도 없다. 당장 눈을 감기만 해도 눈앞의 화려한 색들도 사라지고 눈꺼풀에 맺히는 잔상마저도 감정이 사라지는 순간, 이 세상 모든 것은 메말라 갈 것이다.

 그만큼 감정을 통해 많은 예술가들은 호흡해가며 희로애락의 잔잔한 물 결속에서 많은 영감을 주고 받으며 작품을 그려나가고 있다. 즉, 감정이 모든 예술의 숨결이되며 예술가 자신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더욱 예술가들에게는 “나는 나다”, “나는 나답게 내성깔(내성향)대로 살고 싶다” 라는 식의 때론 타협되지 않는 자신들만의 강한 색깔이 존재한다. 자신의 색깔이 아닌 다른 색을 덧칠하려 하는 외부적인 요인에 예술가들은 유독 민감하다. 아니 민감해야만 한다. 그래서 본인만의 색깔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 가는 내공 있는 예술가로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술가가 외부적인 의식을 하게 되는 순간 본래의 빛 그 자체를 잃고, 작품을 쉽게 만들어가고 혹은 쉽게 모방을 하며 자존심마저도 조금씩 퇴색되어 가면서 서서히 예술가로서 빛을 잃어가면서 본연의 감정 또한 다른 방향을 향해 눈먼 모습으로 헤메이게 된다.

 영롱한 물방울들에 분산 굴절되는 빛의 스펙트럼인 무지개는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무지개의 7가지 색이 투명한 빛으로부터 시작되듯이 어쩌면 우리들도 그 무지개와 다를 바 없는 감정의 깜박임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

 감정의 순수함 속에서 출발한 예술가들은 그 찰나의 순간에서 빛을 읽어내고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감정의 다양함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본인의 그 감정의 그릇만큼 담아낸다. 어쩌면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모습 안에서 본인만의 자신감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서로 다른 빛이 어우러져 다양한 작품 안에서 서로를 거울삼아 바라보면서 또 다른 세계를 그려나가는 것이다.

 루소는 인간은 자기애를 소유하고 태어나며, 그 중요한 가치를 성장시키는 감정교육 과정에 예술이 지닌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자기애는 인간의 본연이며,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정념이다. 자기애는 자신을 사랑하는 감정이다.

 중요한 것은 자기애를 이기심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이기심이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고 자신에 대한 욕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애는 삶 자체, 생명 자체에 대한 사랑이며 자기애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공감과 사랑도 싹트는 것이다. 반면, 이기심은 타인과 비교해서 출발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감정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결국 본연의 자기애를 지닐 때 진정한 의미에서 결국 산다는 것 자체를 사랑할 때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출발은 감정교육에서 집약된다. 예술은 이러한 감정교육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위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글 = 강명선(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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