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쓰기는 순간포착이 중요
동시쓰기는 순간포착이 중요
  • 이길남
  • 승인 2018.06.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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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생각이 아닌 내 생각과 느낌을 적는 것
비가 갠 후에 학교 운동장을 돌아보면 흥미로운 일이 참 많다. 평평했던 운동장에 물이 고이고 그 물 속에 하늘이 비치고 들여다보는 내 얼굴이 보인다.

어릴 때 비 갠 후에 생긴 웅덩이 속을 한참 바라보다 어찌나 물 속이 깊어 보이던지 깜짝 놀랐던 일이 생각난다. 그 뒤부터는 웅덩이가 생기면 일부러 들여다보는 습관이 들었다.

나무 아래에 생긴 웅덩이 속에는 푸른 나무가 거꾸로 보여 재미있고 운동장에 생긴 웅덩이 속에는 깊은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고 운이 좋은 날엔 지나가는 새가 보이기도 하고 잠자리를 볼 수도 있다.

쉬는 시간이 되어 몇 몇 아이들이 나오더니 막대기를 찾아 웅덩이 속을 휘젓기도 하고 두드리며 물결을 만들기도 한다. 또 웅덩이들 사이에 길을 내서 물이 흘러가는 모양을 보더니 이젠 둑을 쌓느라 바쁘다.

아이들은 자연이 내어준 모래놀이터, 물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면서 스스로 창의성을 향상시켜나간다. 한 아이가 막대기로 물길 만들기를 재미있게 하는 모양을 본 다른 아이도 얼른 막대기 하나를 구해오더니 따라한다.

좀더 개구진 아이들은 물이 고인 곳 마다 힘을 주어 밟아 물창을 치며 그 철벅거리는 소리에 신이 났다.

아이들이 휘젓고 지나간 운동장에 금방 여러 가닥의 물길이 나고 아이들의 발자국들이 가득해졌다. 요즘 날이 무더워 아무도 나와보지도 않았던 운동장이 제법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동시 하나를 지어본다.

제목 : ‘웅덩이 놀이터’ 「비가 갠 후 운동장에/ 웅덩이가 생겼다// 쉬는 시간에는/ 첨벙첨벙 꾹꾹꾹// 아이들이 물창도 치고/ 둑도 만들다 가고// 공부 시간에는/ 찰방찰방 찹찹찹// 참새들이 목욕하느라/ 고 작은 머리를/ 물 속에 쏙쏙/ 날개죽지도 파다닥 // 웅덩이 맑아진 물에/ 내 얼굴 좀 비춰보려는데// 심술맞은 바람이 / 그새 물결을 일으킨다//

비가 갠 후 학교 운동장을 바라보니 웅덩이가 이곳 저곳 생겨났고 언젠가 운동장에 생긴 웅덩이를 찾아온 참새들이 목욕하고 놀았던 장면이 떠올라 아이들이 노는 모습과 연결지어 적어보았다.

글쓰기는 대체로 어떤 장면들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나름대로 엮어서 쓰게 되는 것인데 유독 동시는 순간의 장면을 얼마나 잘 포착하느냐, 그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을 잘 표현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감동을 받았던 장면이나 무척 즐거웠던 순간들을 잘 포착해서 쓰고 이미지가 연상되도록 그림을 그리듯이 적어나가면 동시 쓰기가 쉬워진다.

다른 사람들도 보고 지나쳤을 어느 장면을 내가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를 잘 살려서 써 내면 좋은 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길남 격포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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