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현상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세상의 현상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 김판용
  • 승인 2018.06.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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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다니는 길의 보도블럭에 눈길이 간다. 그래서 자세히 굽어보니 그 틈새에 다양한 식물들이 올라온다. 이끼, 민들레, 씀바귀 등 아무 것도 자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자리에서 식물들이 움트고 자라는 걸 보면 생명이 참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걸 보면서 길을 걷는 게 재미있다. 그러다 문득 ‘땅만 보고 걷지 말라’는 엄마의 말이 떠올라서 고개를 드니 들판과 산에 나무들, 풀들의 잎들이 이미 짙푸르고 무성하다. 올 봄 꽃들은 좀 특이했다. 개나리와 벚꽃, 사과꽃과 모란 등 시기가 다른 꽃들을 한 번에 피었다. 일시에 피어서 우리 눈에 보기는 좋았는데 과일 농사가 흉년이 될 거라고 걱정들을 하니 자연은 이치에 따라서 피고 져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인간의 의지와 욕심대로 이뤄지지 않는 생명의 세상이 있음으로 우리 지구와 인류가 또 지탱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이제 여름이다. 곧 장마가 온다고 한다. 오래 동안 비가 내리는 장마를 견디기는 힘들다.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는 곳도 있고, 거기까지는 아니어도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우산을 써도 젖게 되고, 바람이 불면 더욱 견디기 힘들다. 그러나 그 시기에 내린 비를 댐에 가둬서 수량을 확보해야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니 장마 역시 싫다고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어느 여름이었다. 태풍이 오지 않아서 좋아했는데 바다에 적조현상이 심하다는 보도를 접했다. 태풍이 불어서 바다를 한번 뒤집어 놓아야 산소 공급이 잘 돼서 물이 깨끗해지고 고기들도 더 잘 자란다는 것이다. 또 화산 폭발로 인한 먼지로 비행기 운항이 어려울 정도이지만 그때 날아온 화산재가 토양을 또 비옥하게 한다고 하니 어떤 상황을 그리 간단하게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걸 너무 싶게 판단하고 재단한다. 그 판단의 기준은 아마 각자의 경험일 것이다. 그래서 현명한 판단을 하려면 경험을 늘리고, 보다 폭넓은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옳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소견이 좁은 사람의 판단이라는 게 때로는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군산여고 2년 김미현
 

 <강평> 자연의 관찰을 통해서 세상의 순리를 파악한 아주 수준 높은 글이다. 단편적으로만 세상을 보는 어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을 잘 지적했다. 좋은 글은 안정된 문장으로 읽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김미현의 글은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단 첫단락 마지막 문장 ‘땅만 보고 걷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는 사족처럼 느껴진다. 관찰과 사색으로 가던 글이 이 문장으로 인해 조금 산만해져 보인다.

 김 판 용(시인·금구초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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