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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기적 같은 승리’를 보면서
이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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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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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우리나라 축구대표팀과 지난 대회 챔피언 독일팀의 경기를 시청했다. 세계랭킹 1위와 57위의 대결이기에 누가 봐도 한국의 2:0 승리는 기적 같은 결과이다. 러시아 카잔 아레나 경기장은 한국 축구가 1%의 기적을 만들어낸 곳으로 축구사에 기록될 것이다. 나는 그날 밤의 감동과 환희를 그곳에 담고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기상하자마자 TV를 켰다. 골인 장면을 다시 한번 보고 싶었다. 골인을 시킨 김영권 선수, 손흥민 선수의 발끝까지 세세히 관찰했다. 그리고 한국 축구가 1%의 기적을 만든 그 의미를 나름 새겨 보았다. 이러한 기적 같은 일들이 국가적으로, 개인적으로 더 많이 일어나기를 바랬다.

 지난해 11월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회에서 연설했다. ‘기적 같은 일이 한반도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한국민들이 이 나라를 오늘의 모습으로 바꿨다’며 ‘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국가로 발돋움한 걸 축하드린다’고 인사했다. 그가 말한 기적은 ‘한강의 기적’과 ‘최근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기적’이다. 최근 진행되는 일련의 일들은 세계인들로부터 축하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6·12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는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이다.’라 했다. 이제 70년간의 냉전시대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것이 또 하나의 ‘한국의 기적’이다.

 그날 밤 우리는 한국 축구의 1% 기적을 생생하게 보았다. 해외 주요 베팅업체들은 한국-독일전에서 한국이 승리할 확률이 1%라 했다. 일부는 한국이 독일을 2대 0으로 이길 확률은 독일이 한국을 7대0으로 대파할 가능성보다 훨씬 낮다고 했다. 우리가 비록 16강에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독일을 2:0으로 승리한 것은 분명히 1%의 기적이다. 그래서 의미가 있다. 즉, 우리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절실하게 간구한다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어디 축구뿐이랴. 지금 상당한 국민들이 ‘경제가 어렵다’고, ‘정치가 개판이다’고, ‘실패했다’고, ‘나는 안 된다’고 속단하려 한다. 이제 한국의 축구선수를 생각하면서 그런 류의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야곱 일족이 기근 때문에 죽을 지경에 이르러 이집트로 식량을 구하러 가려할 때 홍해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이 온 것처럼 우리에게도 ‘홍해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개인사에도 이러한 사례는 많이 있다. 경남 진주시에서 5살 어린이가 11층 아파트에서 떨어졌으나 나뭇가지에 걸려 멀쩡하게 살았다. 지난 2월 미국 입양인 출신 김수자 씨(61세)가 30년 동안 부모를 찾다가 생이별 59년 만에 마침내 부모를 찾았다. 이렇듯 기적이란 말로 원리를 설명할 수도 없고, 이치로 따질 수 없는 일들이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은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나 최선을 다 했을 때 찾아오는 행운이다. 이번 한국축구의 독일 승리는 1%의 기적이 실현된 대한민국의 행운이다.

 이번 경기를 보면서 짜증을 내던 국민들은 힐링의 기회가 됐을 것이다. 분열된 국민은 잠시나마 하나 되었고, 낙망하던 시민들은 다시 뛰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이를 금액으로 어떻게 환산할 수 있을까. 오늘 아침은 한국 축구의 값진 승리만큼 기분이 매우 좋다. 수십년 동안 냉전논리와 권위주의로 짓눌렸던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희망이 아침 햇살을 향해 기지개를 켜는 것 같기도 하다.

 

 이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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