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문화
개고기 문화
  • 이상윤 논설위원
  • 승인 2018.06.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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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장국, 보신탕, 영양탕, 사철탕.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한 가지 음식이다. 개고기로 만든 개장국이다. 농사일을 그린 "농가월령가"의 한 구절에 "며느리 말미 받아. 본집에 근친갈제. 개 잡아 삶아 얹고~" 즉 시부모가 모처럼 친정 가는 며느리에게 개고기 삶아 보낸다는 내용이다.

▼ 푹 찌는 뙤약볕에서 힘든 농사일에 체력 보강은 단백질이 필수인데 소나 돼지는 큰 재산목록 하나로 귀하다 보니 집에서 쉽게 기르는 개고기가 주 공급원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사돈에게 보낼 정도로 대접받는 음식이 개고기였던 것 같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개고기가 즐겨 먹는 음식의 하나로 역사가 유구하다. 이와 달리 개고기처럼 수난을 당하는 음식도 거의 없을 것이다.

▼ 오래전부터 서양에서는 걸핏하면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을 비하하고 한국동물단체들도 혐오식품이라며 개고기 식용을 비난하고 있다. 개장국 이름을 보면 수난사를 짐작할 수 있다. 개장국은 개고기를 된장으로 끓여 장국에 말아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야만적인 행동이라는 국내외 압력에 보신탕, 사철탕, 영양탕 등 눈가림식으로 이름이 불려진 것이다.

▼ 사실 개고기는 한국인뿐이 아니라 유럽이나 그리스·로마 시대에도 약용으로 사용됐고 제사음식으로 쓰여졌다. 근대 이전 일본에서도 개고기를 식용으로 쓰여진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런 역사적 배경은 뒤에 두고 서양의 동물애호단체 등에 의해 한국인의 개고기 문화가 도마에 오를 때마다 정부도 눈치를 보면서 개고기를 혐오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는 처지에 이르렀다. 프랑스인들은 개구리, 달팽이를 잔인한 방법으로 사육해 요리해 먹고 푸아그라라는 유명한 거위 간 요리도 사육방법이 더욱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

▼ 최근 전국 개 시장으로 유명한 성남시의 모란시장이 폐쇄됐고 국회에서 개 식용 금지법이 발의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만일 개 식용이 법으로 금지되면 보신탕은 어떤 이름으로 둔갑하게 될지 모르나 우리의 유구한 개고기 문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한 여론기관의 조사 결과 "개 식용 금지"에 반대가 51%. 찬성이 39%로 나타났다. 10여 년 전보다 개 식용금지에 찬성이 10% 정도 상승했다고 한다. 아직은 개고기 문화 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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