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근본을 쫓는 이예원 가야금 독주회
소리의 근본을 쫓는 이예원 가야금 독주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6.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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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만물이 형상은 다르지만 서로의 이치는 같고, 어긋날 때에도 그 근본은 통하고 있어 어떤 대립과 갈등도 해소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을 저는 바른 소리와 허튼 가락으로 명기되는 ‘가곡’과 ‘산조’를 준비하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야금 연주자 이예원씨는 오랜만에 준비한 독주회를 앞두고 상기된 모습으로 의미심장한 소회를 밝혔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전주와 서울에서 가야금 독주회를 선보이면서 가야금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 바 있는 그는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 당시에는 화려한 연주실력으로 세간을 놀라게 만들었다면, 이번엔 곰삭고 농익은 연주로 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릴 요량이다.

가야금 연주자 이예원씨가 우진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우리소리 우리가락’ 백열여덟번째 무대에 선다. 이예원 가야금 연주회 ‘바른소리 허튼가락’이 28일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선보여진다.

 가야금은 투박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청아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운치가 그만이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현을 뜯는 맛 덕분에 마치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리기도 한다.

 이씨는 이번 무대에서 이 같은 가야금의 특별한 매력을 십분 살린 무대를 꾸민다. 처음에는 다른 것 같지만, 듣다보면 같은 느낌으로 감동이 배가되는 바른 소리(正歌)‘가곡’과 허튼 가락(散調)‘산조’를 연주한다.

 먼저, 가곡의 첫 번째 곡인 남창 우조 ‘초수대엽’과 마지막곡인 남녀창 계면조 ‘태평가’를 노래와 피리, 대금, 장구, 그리고 가야금만으로 연주한다. 또 꿋꿋하고 남성적인 느낌이 특징인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를 들려준다.

 이씨는 “처음 정악과 산조는 너무나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곡에서의 가성과 진성을 넘나드는 섬세한 노래와 악기들의 다른 각기 시김새들이 다채롭고 유연해 오히려 허튼 가락이라 느껴졌다”면서 “또한 산조에서 깊은 농현과 다이나믹한 표현들이 각 장단 안에서 조화롭게 이뤄지고 진행되는 것을 바른 소리라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한 가야금 연주자의 깨달음이 세상사 돌아가는 이치와도 같음을 깨우친다.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과 잘 어울리는 가야금의 중후하면서 깔끔한 멋의 가락에 취해볼 차례다.

한양대 음악대학 국악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음악학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전북대 한국음악과 강의전담 교수, 전통문화고 강사로 일하고 있으며, 가야금 앙상블 하나 동인, 한양가야금연주단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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